김대진 대표
김대진 대표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결국 봉합되지 못하고,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6개 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즉각 반발하며, 박병석 국회의장에 의해 임의 배정된 6개 위원회 45명 의원들에 대한 사임계를 제출했다. 지난 달 30일,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오늘로서 21일째, 국회는 여전히 일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 연일 “국회 원 구성. 여야 간 막판 협상”이란 보도가 나왔지만, 법정시한인 열흘도 더 넘긴 지금까지도 타결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비단 이번 21대 국회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21대 국회는 달랐어야 했다. 가장 낮은 법안 통과율, 본회의 마지막 날까지도 정쟁이 오갔던, 20대 국회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던 국민들이 지켜보기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국민들의 의견은 지난달 5월16일부터 18일까지 조원씨앤아이(C&I)가 대한민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조사에서 나타난 바 있다. 20대 국회의 가장 잘못한 일들 중 “막말 논란 등 수준 낮은 국회의원 처신 문제”가 29.3%, “협치 없는 정쟁 위주의 국회 운영”도 27.3%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이번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정쟁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의 실망감이 더 커질 것은 자명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던 선언은 실천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6월16일,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잘한 일이란 응답은 52.4%, 잘못한 일이란 응답은 37.5%로 잘했다는 응답이 약 14.9%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야 모두 나름의 논리와 주장으로 그들만의 논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누가 더 잘했다 못했다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단지 국민들은 국회가 서둘러 일하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정쟁과 권력다툼으로 얼룩져, 일하지 않던 국회는 20대로 종결지어야 마땅하다. 더군다나,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잠식된 한국 경제는 도무지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2차 팬데믹에 대한 우려까지도 계속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북 문제까지 겹치면서, 행정부만의 힘으로는 이 환란을 이겨내기 매우 어렵다. 

상황이 이런데 불구하고, 여당은 야당이 돌아오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점해 단독 개원을 추진할 수도 있다며 가능하지만 쉽지 않은 길을 가려하고 있다. 야당은 “우유 엎지른 사람이 치워야지,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는 없다”며 아예 드러누워 버렸다.

국민들의 눈과 귀가 국회로 쏠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0석 공룡 여당을 만들어 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미래통합당은 103석이란 자리를 만들어 준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일해야 한다. 법사위란 자리는 법안을 계류시켜 통과시키지 못하게 하는 자리가 아니다. 정쟁을 위한 도구로도 사용되어선 안 된다. 1만 5천 건, 정쟁으로 20대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통과되지 못해 찢어 발겨진, 민생 법안들의 숫자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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