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문화로 배달 증가… 기지개 펴는 간편식 메뉴

[홍보팀]

 

코로나19 사태는 외식 시장의 대변화(국면사적 전환기)를 가져오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인 언(Un)택트가 고도화, 다변화되는 가운데 온라인 외식 서비스인 온(On)택트가 급부상하고 있다. 배달 및 테이크 아웃이 증가하면서 포장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중요시되고 있는가 하면, 점포의 입구와 출구 동선을 구별해 배달기사와 내점 고객의 동선을 정리하는 점포, 예약제 및 회원제로 점포의 혼잡을 미리 통제하는 점포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원테이블이나 일자형 바 테이블로 손님 간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식당, 직원 간 감염을 막기 위해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치는 구내식당 등도 생겨나고 있다. 배달 증가로 공유주방은 창업비와 운영비 절감을 장점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지만, 뷔페 등 다중 이용 식당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이 증가하면서 가장 크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업종은 도시락 등 간편식 메뉴다. 직장이나 일반 가정집에서 한 끼 식사로 도시락만큼 좋은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 정통 한식 도시락뿐 아니라 한식이나 간편식 메뉴도 도시락처럼 포장해 배달해 주고 있어 말 그대로 도시락 배달 천국이다. 게다가 증가하는 수요에 부합하는 온라인 간편식 배달업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가성비 높은 편리한 홈세권
도시락 주문 급증

명품 보쌈의 1위 브랜드 ‘원할머니보쌈·족발’은 최근 신메뉴인 보쌈도시락 배달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기 요인은 즉석에서 삶아서 주는 고기와 보쌈김치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만 원 이하 가격대는 소비자들에게 가심비와 가성비가 모두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뉴는 보쌈도시락, 제육도시락 등 네 가지다. 원할머니 관계자는 “도시락 매출 증가로 가맹점의 평균 매출이 많이 오르고 있어 배달전문 매장의 중소형 창업 문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원할머니보쌈족발 배달전문 중소형 매장은 작년에 80여 개 오픈을 했고, 올해 들어서도 30여 개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온라인 플랫폼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도시락 등 간편식과 식품을 배달 주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은 배민B마트다.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확보한 가맹점과 이용 고객을 통해 시장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배민은 작년에 수도권에 15군데 중소형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소형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정간편식과 생필품을 소량으로 한 시간 내에 배달한다는 서비스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안착했다는 평가다. 요기요도 비슷한 서비스인 ‘요기요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고,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도 나우픽과 제휴해 배달의 노하우를 살려 비슷한 서비스인 ‘넥서스’를 선보이고 있다. 바로고 넥서스는 도심 내 물류 거점 20곳을 확보해 배송비를 줄이는 전략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도시락 등 가정 간편식과 생필품을 배달한다는 구상이다.

배민B마트의 가정간편식이 인기 있는 이유는 1~2인 가구의 한 끼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가령 도시락 가격이 3000~4000원, 국 종류가 2000~3000원 정도 하는데, 한 끼 식사를 주문하고 거기다 생필품 등 몇 개를 추가하면 2만 원이 넘어간다. 배민B마트는 이때 배달 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가끔씩 가정간편식을 주문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민B마트의 등장으로 최근 몇 년간 크게 성장해 온 편의점 도시락 매출의 증가가 우려된다는 조심스러운 진단도 있다. 편의점이 슬세권(슬리퍼+역세권의 합성어로 편한 복장으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의 편의성이 있었다면 배민B마트는 더 편리한 홈세권이기 때문이다. 또 편의점과는 달리 가격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혀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도시락 등 간편식 메뉴를 10개씩 묶어서 저렴하게 배달해 주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시락 등 가정간편식 배달시장의 전쟁이 시작되는 듯하다. 도시락 천국인 일본 시장이 중대형 편의점 도시락의 공세로 도시락 외식 시장 성장이 주춤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편의점의 공세가 시작됨과 동시에 온라인 배달 앱 플랫폼의 도전까지 거세지면서 이래저래 도시락 외식 시장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특수 노리는 식품산업
간편식 제조 ‘롱테일 브랜드’ 열광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는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위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특히 한국의 외식시장은 고객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외식업의 과당경쟁과 최고의 IT 기술을 등에 업은 온라인 배달 앱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한 끼 메뉴를 제공할 채비를 마쳤다. 이제 한국 소비자는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는 유토피아 세상에 살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 포인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원할머니 보쌈도시락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맛과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보쌈 고기를 즉석에서 삶아서 따뜻한 온기를 보존한 가운데 배달되는 맛에 열광하는 것이다.

역으로 이러한 차별화 요소만 있다면 동네 상권의 일반 식당도 충분히 해 볼 만하다. 가령 동네 상권에서 맛있게 즉석조리하는 보쌈 및 족발집은 즉석에서 삶은 고기를 바로바로 배달해 줄 수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을 가능케 하는 배달 앱 및 배달기사 플랫폼이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강호의 고수들은 브랜드 점포에 뒤지지 않고 경쟁해 나갈 수 있다. 일명 롱테일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때아닌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산업 중 하나가 식품산업이다. CJ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식품기업도 HMR 등 간편식 식품 제조가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는 외식 자영업의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외식업 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대기업 및 중소 식품기업과도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배달 앱과 배달대행업체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식품시장의 성장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가정 간편식 시장을 파고들고 있어서 외식업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창업환경 변화를 잘 읽고 미리미리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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