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조대 일출


‘작심삼일’. 황금돼지띠라고 거창한 계획을 세운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담배 끊기, 새벽잠 줄이기 등 알토란같은 꿈들이 물거품이 된 경우도 이 시기면 적지 않을 법하다.
그러나 실망하지는 말라. 아직도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설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언제 시작한들 어떠랴. 설 연휴를 맞아 황혼을 물들이는 석양을 보며 다시 힘을 모아보자.
북적이는 연말연초 인파가 거북스러워 일출을 포기했다면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바다 위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한 뒤 세상을 향해 외쳐보자. “그래도 우리는 할 수 있노라”고.
이번 호에선 설 연휴를 전후해 찾아보면 좋을 일몰, 일출 명소들을 둘러봤다.



일몰 명소 베스트 3

■ 경기 화성 궁평리
서해안의 낙조를 꼽는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궁평 해수욕장이다. 제부도에서 8km쯤 떨어진 궁평 해변은 해송과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천혜의 관광지다. 길이 2㎞, 폭 50m의 백사장과 수령이 100년 된 해송 5,000여 그루가 한데 어우러지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화성시가 선정한 화성 팔경 중 하나인 이곳 낙조는 일몰의 순간이 짧은 데 반해 그 강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불타는 일몰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 속 연인이 된 느낌이다.
궁평리 선착장 부근에선 어민들이 막 잡아온 싱싱한 바닷고기를 만날 수 있어 일석이조다.
⊙ 일몰 포인트 : 궁평해수욕장
⊙ 승용차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쮡서신, 송산방면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IC에서 30분 소요)쮡궁평리
⊙ 대중교통 서울방면쮡금정역 앞(330번 좌석버스), 서신면 종점(7:00~22:30/15분간격)쮡궁평리(마을버스)
⊙ 주변볼거리 : 대부도, 제부도


■ 충남 당진군 왜목마을
왜목마을은 충청남도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해안이다. 이곳 일몰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고 서정적이기로 유명하다. 해남 땅끝 마을처럼 육지가 북쪽으로 돌출돼 있어 서해안인 데도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의 비경도로 떨어지는 일몰도 볼 수 있다.
왜목마을의 일몰은 일순간에 바다가 물들면서 강력한 불기둥을 만들어 내는 게 특징이다. 하루 종일 활활 타오르던 태양이 서서히 빛을 잃으면서 수평선과 하늘, 바다가 동시에 검붉게 물들며 보는 이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이 때문인지 왜목마을은 작은 곳이면서도 찾는 사람들이 연간 200여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이름이 높다.
⊙ 일몰 포인트 : 왜목마을에서 2km 떨어진 대호방조제
⊙ 승용차 천안 IC( 경부 고속도로)쮡아산(39번국도)쮡삽교호관광지(38번국도)쮡송악 IC(서해안고속 도로 밑)쮡부곡. 고대국가공단(동부제강)쮡한보철강쮡석문방조제쮡왜목마을, 대호방조제
⊙ 대중교통 서울 남부터미널쮡당진 간 고속버스가 운행(소요시간은 약 1시간30분)쮡당진 버스터미널에서 교로리행 시내버스(매시 30분 간격)
⊙ 주변볼거리 : 난지도 해수욕장, 삽교호 함상공원, 서산 개심사


■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영주 부석사는 아름다운 석양을 즐기는 동시에 역사 여행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물인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을 비롯해 석등, 조사당 등 많은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무량수전은 가운데 부분이 조금 불룩한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산사에서 바라보는 일출 또한 고풍스런 매력을 자랑한다. 수많은 봉우리들 사이로 펼쳐지는 붉은 빛 노을은 장관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해넘이 광경과 함께 범종 소리까지 함께 하면 금상첨화다.
⊙ 일몰 포인트 : 무량수전 앞
⊙ 승용차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쮡순흥쮡부석사 * 경부(중부)고속도로쮡신갈(호법)IC쮡영동고속도로쮡남원주IC쮡중앙고속도로쮡서제천IC쮡풍기IC
⊙ 주변볼거리 : 소수서원, 죽계구곡, 소백산 국립공원, 소백산 풍기온천


일출 명소 베스트 4

■ 강원 동해 추암
삼척 해금강이라 불려왔던 추암은 깨끗한 바다와 백사장, 우뚝 솟은 기암괴석, 고색창연한 해암정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동해안 여행 1번지로 불리는 정동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과거 애국가의 배경화면으로도 쓰였을 만큼 이곳의 절경은 최고로 평가받는다. 특히 바다에 뾰족하게 솟아있는 촛대바위 위에 걸리는 붉은 햇덩이는 그야말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추암의 일출은 동산에 올라 직접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남쪽 백사장 끝에서 멀리 바라보는 풍경도 혼자 보기는 아깝다. 백사장 위쪽에 있는 각양각색의 바위들과 백사장에 접해있는 한가로운 마을 풍경도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 일출 포인트:촛대바위에서 바라보는 일출
⊙ 승용차 동해고속도로 동해 종점(7번국도) 쮡북평쮡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 지점(추암해수욕장 입구쮡좌회전)쮡추암
⊙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쮡동해역쮡묵호역(1일 4회, 6시간 소요)
(버스) 동서울쮡시외버스터미널 (1일 11회, 1시간 간격, 4시간 소요) 서울(강남, 동서울)쮡동해시(1일 22회, 3시간 30분)
⊙ 주변볼거리 : 무릉계곡, 망상해수욕장


■ 강원 강릉 정동진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해맞이의 명소다. 서울 경복궁에서 정동쪽 방향에 위치한 이곳은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수많은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동진역은 기차역 중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플랫폼을 내려서면 바로 백사장과 연이어져 있다. 비스듬히 누운 듯이 서 있는 소나무들과 작은 역사, 기찻길, 그리고 백사장과 바다가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정동진 앞바다를 돌아보는 골드코스트 유람선 위에서 맞는 일출도 아름답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발전해 가는 이곳 모습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 일출 포인트 : 정동진역 모래시계 소나무 배경 또는 모래시계 공원 앞 해변
⊙ 승용차 강릉시내쮡동해, 삼척 7번 국도쮡안인진리쮡해변도로를 따라쮡정동진역에 이른다. (25분소요)
⊙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 서울역쮡정동진역
(버스) : 동서울터미널쮡강릉행쮡강릉터미널쮡정동진행 버스
⊙ 주변볼거리 : 골드코스트유람선, 조각공원


■ 강원 양양 하조대
정동진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한 번 이곳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다시 찾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한동안 은둔생활을 해서 이름 붙여진 ‘하조대’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고기잡이배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파도와 소나무, 눈부신 바다는 굳이 일출 때가 아니어도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에 손색이 없다.
여기에 기암절벽과 바다, 하얀 등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일출 장면은 동해안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사진작가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명소다.
⊙ 일출 포인트 : 하조대 정자 또는 등대
⊙ 승용차 1) 영동고속도로 주문진 종점(7번국도-속초 방면)쮡현남쮡현북(우회전)쮡하조대해수욕장
2) 서울(6번국도)쮡양평(44번국도)쮡홍천쮡한계령쮡양양읍(7번국도-강릉방면)쮡하조대해수욕장
⊙ 주변볼거리 : 오색온천, 설악산


■ 경북 포항 호미곶
한반도의 최동단,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은 우리나라에서 해돋이가 시작되는 곳이다.
육당 최남선이 이곳 일출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이며, 조선의 뜻을 새롭게 하는 일출”이라고 극찬했을 만큼 장엄하기로 유명하다.
현재는 광활한 바다 앞으로 해맞이 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상생의 손’은 또 다른 일출의 묘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청동으로 사람의 양손을 만들어 상생과 화합을 상징하고 있다.
⊙ 일출 포인트 : 해맞이 광장 안 ‘상생의 손’
⊙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쮡포항 방면 7번국도쮡포항시 남구쮡구룡포 방면 31번국도쮡동해면 임곡리쮡925번 지방도쮡호미곶
⊙ 대중교통 (기차) 서울, 용산역에서 서울쮡포항 새마을호를 이용 포항역 도착
(현지교통) 포항시내에서 좌석버스 200번, 200-1번을 이용하여 구룡포에서 하차 구룡포에서 보행 버스 이용(1일 16회)
⊙ 주변볼거리 : 호미곶 등대박물관, 구룡포



#일몰·일출 사진 찍는 법
주제를 정하고 좋은 위치를 미리 잡아야
멋진 일몰이나 일출 풍경을 본 뒤 한 장의 사진에 담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될 터.

먼저 준비물을 챙겨보자. 카메라와 렌즈는 기본 장비로 갖춰야 하고 장시간 노출을 위해선 삼각대를 구비하는 게 좋다. 역광 시 인물촬영을 위해선 플래시도 잊어선 안 된다.

촬영 시 떨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셔터릴리즈와 여분의 배터리도 갖추면 금상첨화다. 해뜨기 전부터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방한복과 장비도 필수로 갖춰야 한다.

여기에 좀 더 세심한 준비를 위해선 손전등과 해 뜨는 방위각을 알 수 있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라면 그냥 손쉬운 디지털 카메라로 풍경을 담아도 크게 무리는 없다.

현장에 도착하면 일출 명소를 찾는 게 급선무다. 프로사진가라면 미리 현장 답사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바람이 많이 불 경우에는 안정된 장소에 튼튼한 삼각대를 설치한다.

보통 사람들은 일단 해가 뜨면서부터 사진을 촬영한다. 하지만 해뜨기 전 장노출로 찍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렇게 하면 새벽의 푸른 기운을 붉어지는 하늘과 함께 멋지게 촬영할 수 있다. 보통은 해가 뜨기 시작해 5~10분 안에 일련의 과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주제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장비에 따라 이렇게 나눌 수 있다. 300~600mm 렌즈를 준비한 경우에는 바로 떠오르는 태양이 될 것이고, 80~200mm 렌즈는 태양과 갈매기, 배, 바위 등의 풍경을 함께 담아야 멋진 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편적인 렌즈인 50~70mm 렌즈는 기념촬영이나 운집해 있는 사람, 풍경 등 다양한 주제로 촬영 할 수 있다. 18~35mm 렌즈는 광활한 바다와 떠오르는 태양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 이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비에 따라 주제가 조금씩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일몰의 경우에는 태양이 떨어지는 방위가 미리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결코 좋은 사진을 얻기 힘들다. 붉은 색을 강조하여 촬영하려면 필터(85계열)를 사용하거나 디지털 카메라에 내장된 색온도를 조정해야 한다. 주로 색온도를 높게(흐린 날, 5,500~6,000캘빈도 이상) 설정해 주면 붉은 색이 더욱 붉게 나타난다.

또한 일출을 배경으로 인물촬영을 한다면 카메라 지시대로 촬영을 하다가는 역광으로 인하여 인물이 검게 나올 수 있다. 이때는 반사판 혹은 카메라에 달린 내장플래시를 사용하거나 고급 플래시를 사용한다. 혹은 카메라에 프로그래밍된 보정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일출, 일몰 사진을 찍을 경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미리 선점한 자리 앞으로 나서서 촬영을 방해하거나 새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큰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보자. 충분히 촬영했다면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두 번째는 일출, 일몰 촬영을 바닷가에서 한 뒤에는 꼭 카메라를 닦아야 한다. 바닷가의 염분에 의해 카메라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용 클리너가 없다면 렌즈와 바디 등을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일출, 일몰 사진을 찍을 때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커다란 자연의 감동을 조그만 화면에 담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만 전력을 다해 담아보자. 우리가 사는 것도 바로 그래야만 하는게 아닐까.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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