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2월에 떠나는 별미여행<2>

여수 ‘붕장어구이’

설 연휴도 지나고 본격적인 새 출발이 시작됐다. 봄의 정기와 함께 길을 떠나기 더없이 좋은 시기다.

겨우내 입었던 두툼한 옷을 벗고 여행을 떠나 보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절경과 그 동안 잃었던 입맛을 되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여행지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호에선 한려수도의 명품인 ‘붕장어구이’와 충청 홍성군의 ‘새조개’를 소개한다.

예로부터 맛과 절경으로 이름 높은 여수. 한려수도의 풍광을 즐기며 절정의 미각을 맛보는 것도 2월 여행으로 적격이다.

남도의 맛은 다채롭기로 이미 소문나 있지만 한려수도의 본거지인 여수만큼 유명한 곳은 없다. 특히 붕장어구이(탕), 금풍 생선구이, 서대회를 맛보고 동백꽃으로 유명한 오동도와 향일함, 돌산대교, 백야도까지 다녀오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정겨움이 묻어나는 ‘금풍생이’는 여수지방의 특산품이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인지라 뼈가 억센 대신 속살을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딱돔의 일종인 금풍생이는 주로 구이로 즐기는데 ‘샛서방고기’라는 별칭이 있다. 여수의 아낙들이 남편에게는 구워주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애인에게만 내놓는다고 이런 정겨운 이름이 붙었다. 내장은 물론 머리까지 아삭하게 씹어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한다.

금풍생이구이와 더불어 여수의 또 다른 별미인 서대회도 스쳐 지나가서는 안 된다. 서대는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길쭉한 편으로 비린내가 나지 않는 몇 안 되는 바다 어류 중 하나다.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 설탕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붕장어구이(탕)도 여수의 자랑거리다. 붕장어구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나뉘는데 담백한 맛을 내는 소금구이로 깊은 맛을 음미한 다음 양념장을 발라 양념구이의 독특한 맛을 즐기는 것이 맛있게 먹는 비결이다.

여수의 별미를 맛보고 난 뒤에는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겨보자.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이기도 한 여수는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해 청정해역과 크고 작은 섬 등 빼어난 풍경을 지닌 관광지가 많다.

이곳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동백꽃으로 이름난 오동도다. 동백꽃을 포함한 다양한 수목과 기암절벽으로 이뤄져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각종 상록수가 울창해 운치를 더하고 섬 전체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아늑한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높다.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3월에는 ‘동백꽃축제’가 열려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다.

돌산대교로 육지와 이어진 돌산도는 돌산 갓김치로 유명한 바로 그곳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적격이며 끝자락에는 일출명소로 유명한 향일암이 자리하고 있다. 향일함은 전국 4대 관음기도처 중 한 곳으로 탁 트인 남해바다의 수평선을 즐기기에 이곳 보다 적격인 곳은 많지 않다.

최근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늘고 있는 백야도도 백야대교의 설치로 차량운행이 가능해졌다. 섬의 최고점인 백호산 정상은 남해 다도해를 한눈에 관망할 수 있으며 특히 일출과 일몰이 장관이다. 푸른 잔디와 함께 잘 정돈돼 있는 백야등대 밑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남 홍성군 ‘새조개’

충남 홍성도 겨울 별미 여행으로 좋은 곳이다. 홍성읍 남당리 포구에서는 새조개 샤브샤브를 맛보며 한적한 어촌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새조개는 약간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조갯살이 다른 조개처럼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해 ‘조개의 ’명품‘이라 불린다. 여타 조개와 달리 입안에 넣었을 때 비린 맛이 없어 산뜻하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가 가장 대중적인데, 조미료가 전혀 첨가되지 않은 야채국물에 새조개를 살짝 데쳐 먹은 후 칼국수나 라면을 끓여 먹는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2명이면 3만5,000원에서 4만원 선에서 즐기기에 적당하다. 지난 3일부터 3월 4일까지는 제4회 새조개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먹거리 장터는 4월까지 구경할 수 있다. 축제기간에는 새조개 요리축제, 맛보기 체험, 해변마라톤 대회, 새조개 캐기 체험 등 볼거리와 체험현장이 풍부하다.

남당항은 해수욕장이 없는 대신 넓은 갯벌과 어선이 보이는 운치 있는 바닷가다. 아침햇살이 비치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어선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과도 같다. 이런 일몰을 보며 새조개 한접시를 맛보면 더 이상 부족한 것이 없을 정도다.

남당항에서 30~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광천역 바로 앞에 있는 광천시장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곳에선 토굴에 저장했던 새우젓 등 각종 젓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광천 토굴은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젓갈류를 최상의 상태로 숙성시킨다.

각종 젓갈이 유명한 홍성이다 보니 해산물을 보관할 수 있는 전통옹기 기술도 발달돼 있다. 갈산면에 있는 옹기마을에서는 5대째 전통옹기 제조를 고집하고 있는데 전통옹기의 제작과정을 보며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옹기 체험의 비용은 1인당 7,000원이다.

광천 시장에서 택시를 타고 매현리로 가면 ‘그림이 있는 정원’이라는 아름다운 곳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3만평 정도의 대지에 총 1,33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한 수목원이다. 자연수목뿐 아니라 아름다운 연못과 암석 등이 자연미를 발산한다.

수목원 시설 외에도 카페테리아, 미술관 ‘더 갤러리’ 등이 있어 가족 및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적당하다. 특히 ‘더 갤러리’엔 장애인 화가가 붓을 물고 그린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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