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0.06.11. [뉴시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0.06.11. [뉴시스]

 

[일요서울] 위안부 피해자 마포 쉼터 고(故) 손모 소장의 장례 동안 잠시 소강상태였던 검찰 수사가 다시금 속도를 내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환 등 향후 검찰 조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사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검찰은 현재까지 6곳에 대한 압수수색과 6차례에 걸친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공개되지 않았을 수사 내용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21일 의혹의 핵심인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같은달 26일부터는 하루에서 최대 사흘 간격으로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나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집중조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26일 정의연 회계담당자를 소환조사한 후 이틀만인 28일 다시 재소환, 지난 1일과 4일에는 각각 다른 정대협 당시 회계담당자를 조사했다. 5일에는 정의연 안성 쉼터와 이를 매각한 건설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가속도를 내던 검찰 수사는 지난 6일 돌연 마포 쉼터 손 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다.
 
일각에서 손 소장이 압수수색 현장에 있었으며, 검찰 수사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반발이 나오며 '압박수사' 주장이 나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손 소장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다시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또 손 소장의 죽음과 관련해 길원옥 할머니의 양아들인 황모 목사 부부가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이와 관련한 수사도 이어가게 됐다.
 
황 목사 부부는 '(매달 350만원씩 정부 보조금이 들어오는) 길 할머니 통장에서 400만, 500만, 2000만원씩 돈이 나갔으며 (빠져나간) 돈의 용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더니 손 소장이 무릎을 꿇고 며칠 뒤 극단 선택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길 할머니의 손녀로 알려진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고 "손 소장이 할머니 은행 계좌에서 엄청난 금액을 빼내서 다른 은행 계좌에 보내는 등 돈세탁을 해왔다"며 "뒷배는 누군지 알 것이라고 믿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6일 황 목사 부부를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성 쉼터를 판매한 시공사 대표 김모씨도 같은날 불러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에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로선 규명해야할 새로운 의혹이 하나 더 등장한 셈이다. 이 사건이 진실인지, 또 윤 의원과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등을 규명하기 전 까지는 단기일 내에 윤 의원을 섣불리 소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 소환에 앞서 손 소장의 계좌와 길 할머니의 통장, 미리 압수한 손 소장의 휴대전화 등을 통해 낱낱이 파헤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에 앞서 일부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번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검찰로선 개인 통장 등 증거물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압수수색을 벌이고도 죄를 규명하지 못한다면 과잉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손 소장의 죽음으로 인해 부담감을 안게 된 검찰로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게 된 셈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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