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백미 산토리니 여행기
그리스 남단에 위치한 환상의 섬 산토리니는 지중해 여행의 백미로 손꼽히는 곳이다.
여행자의 마음까지 물들이는 파란 바다.
짙푸른 지중해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섬, 유럽에서는 산토리니라고 부르지만 그리스에서의 정식 명칭은 티라(Thira)이다. CF 촬영이나 연예인들 화보 촬영으로 아름다운 광경이 소개되기도 했던 이 섬은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 받는 곳이다. 지중해의 낭만과 정취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지중해의 낭만과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그리스 산토리니만큼 완벽한 곳도 드물다. 가까운 유럽인들에게는 동경의 섬으로, 그리스인들에게는 찬란했던 역사와 함께 아름다운 섬으로 기억되는 산토리니는 허니문의 천국이며 가장 이상적인 섬의 모습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기원전 1천년 전, 꿈의 도시이자 전설의 대륙인 아틀란티스로 추정되는 많은 요소들이 발견되면서 이 섬은 더욱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설을 뒷받침해 주는 듯, 섬의 화산활동과 최근에 발견된 고대 도시의 흔적이 크레타 섬과 함께 산토리니가 아틀란티스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믿거나 말거나 한 고대 도시유적은 별개라 해도 이곳 산토리니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이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붉은 단층 절벽위의 아름다운 백색마을은 항구에서 올려다보면 까마득하기만 하다. 푸른 바다와 절벽을 배경으로 고대의 찬란한 역사와 유적을 만나는 이상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곳. 산토리니는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는데 한 때 이 섬의 칼데라 부분이 육지였으나 기원전 1450년 화산폭발로 섬의 중심부가 가라앉았다.

그래서 당시 산토리니 섬에 피어났던 미노아 문명이 파괴되었다고 전해진다. 초승달 모양의 큰 섬이 중앙의 작은 화산섬을 살포시 안고 있는 형상을 한 산토리니는 아름다운 해변과 섬의 역사를 증명하는 유적지, 그리고 CF에 자주 등장하는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로 섬을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감동을 준다. 산토리니는 제주도의 4분의 1 크기로 섬의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산토리니 일정은 3박 4일이면 충분하다. 배를 타고 섬에 다가가면 우선 적갈색의 까마득한 절벽이 나타나고 그 절벽 꼭대기가 눈에 덮인 듯 희게 빛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렇게 하얗게 빛나는 것들은 건물들이 있는 곳으로 산토리니의 중심 도시인 피라(Fira)다.

그 절벽을 올라가는 방법은 작은 케이블카를 타고 가거나 지그재그 모양으로 뻗은 가파른 돌계단으로 올라가거나 나귀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흔들리는 나귀 등에 올라타고 절벽을 오르며 경사진 산토리니 섬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것도 새로운 광경이며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피라의 중심가는 동서로 길게 뻗은 좁은 거리로서 예쁜 카페와 선물가게가 늘어서 있다.

산토리니에는 눈으로 보기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멋진 해변들과 아름다운 마을들, 그리고 어디에 앵글을 잡아도 작품이 되는 포토 포인트가 곳곳에 퍼져 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섬 곳곳에는 해변과 유적지, 전망대 등이 흩어져 있어 산토리니 섬을 제대로 보려면 자동차를 렌트하여 하루 동안 섬 곳곳을 누비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스는 일 년 내내 햇살 찬란한 화창한 날씨로 시간에 따라 세 가지 빛이 존재한다.

해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아침에는 아이보리 빛, 강렬한 태양광선이 눈부신 정오에는 하얀 빛으로, 그러다 저녁이 되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든다. 저녁의 붉은 노을은 이아(oia) 마을에서 보는 것이 제대로다. 절벽 위에 위치한 이아는 해 지는 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붉은 노을에 물드는 마을 풍경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혹적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잊지 못할 기억에 남을 장소를 찾는다면 이아 마을의 선셋을 추천한다. 또한 산토리니에서 가장 큰 카마리 비치나 빨간 모래밭으로 유명한 레드 비치 등 10여 개의 해변이 휴식을 필요로 하는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한수진 여행가


산토리니의 명소들

이아 (Oia)

산토리니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불리는 이아는 산토리니 섬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북쪽 낭떠러지 절벽위에 위치한 이아의 각설탕처럼 생긴 흰 집들과 푸른 돔을 얹은 교회 건물들이 햇살을 받아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빛나는 장면은 환상 그 자체이다. 저녁 시간이 되면 여행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결국은 발 디딜틈 없이 많은 인파로 붐비는 이아마을에 도착하면 일단 지도는 필요 없다.

일몰이 잘 보이는 포인트로 가려면 사람들이 가는 길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색채가 깊어지는 이아의 석양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새하얀 벽과 파란색 둥근 교회 지붕을 시시각각 붉게 물들인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무역선이 지나가는 자리에 있어 알렉산드리아에서 러시아로 이동하는 배들의 정박지로 한때 번성했던 이아의 항구에는 각각 214, 286개의 두 가지 돌 계단이 있고 이를 이용해 절벽 위의 이아 마을로 올라갈 수 있다.

언덕과 절벽을 따라 지어진 집들은 오래 전 무역 선을 타던 선원의 가족들이 거주하는 집들이었고 이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2층짜리 선장의 집이 아직도 남아 있다.

특이하게도 이아의 길은 일반 돌이 아닌 대리석판으로 포장되어 있다. 1900년 당시 이아에는 9,000여명의 어부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1956년의 지진이 일어나고나서 지난 1980년에는 단지 500여명의 주민만이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이중 75%가 선원이라고 한다.


피라 (Fira)
2,000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피라는 1810년 칼데라의 정상에 건설되었다. 산토리니 섬 중앙, 여전히 활동 중인 볼케이노 섬을 마주보고 있는 피라 마을은 산토리니의 수도이다. 초라(Chora) 라고도 불리는 피라는 적갈색 칼데라 절벽의 하얀 집들과 해발 260m 의 화산섬, 그리고 망망대해의 조합으로 그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피라는 절벽을 따라 길고 가늘게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타운의 중심은 좁은 계단과 통로가미로처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층층이 건설된 하얀 집들은 각각의 벽과 정원이 옆집의 지붕이 되거나 또 다른 벽으로 연결되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피라에는 구항구(Old Port)가 있는데 산토리니 주변을 관광하는 크루즈가 주로 이 구항구를 이용한다. 절벽 위의 피라 타운에서 항구까지는 약 500개의 지그재그 계단 또는 아담한 케이블카로 이동할 수 있다. 산토리니를 찾는 이들에게 동심을 선사하는 귀여운 당나귀는 구항구에서 피라 타운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대도시 티라 (Ancient Thira)
섬 동쪽, 해발 567m에 위치한 고대도시 티라는 BC 9세기 경 도리아 인의 유적지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 로마 시대, 비잔틴 시대의 영향을 받은 티라는 1939년 마리나토스에 의해 30~40 cm 두께의 화산재 아래에서 파괴된 채로 발견되었다.

모자이크로 장식된 사원과 집, 그리고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광장지역인 아고라와 극장, 체육시설 김나지움 등도 함께 발견되었다. 북서쪽으로 뻗어 있는 유적의 입구를 따라 남동쪽으로 들어가면 세 가지 교회 유적을 포함하여 오래된 그리스 로마 유적을 볼 수 있다.

유적뿐 아니라 험한 바위산의 신비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레드 비치 (Red Beach)
레드 비치는 그 이름대로 적갈색의 절벽 아래 숨겨져 있는 붉은색 모래사장의 작은 해변이다.

작고 조용한 이 레드 비치에는 유독 토플리스 차림의 연인들이 많아 시선의 처리가 중요하다. 산토리니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의 레드 비치에는 해수욕이나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그리 한적하지만은 않다.

주차장에서 작은 언덕을 넘어가면 산토리니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붉은 해변을 만날 수 있다.


화이트 비치, 블랙 비치(White Beach , Black Beach)
화이트 비치나 블랙 비치 모두 해변의 모래나 자갈, 절벽의 색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아크로티리, 등대와 가까운 곳에 빨갛고, 하얗고, 검은색의 해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섬 안의 다른 곳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려운 화이트 비치와 블랙비치는 레드 비치에서 또는 아크로티리 입구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등대 (Faros)
산토리니 등대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단, 등대 옆의 돌산에 오르면 또 다른 산토리니와 만나게 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산토리니는 다시 한번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등대 남쪽으로는 검은 절벽과 흰색 절벽이 보이며, 그 아래 화이트비치와 블랙비치가 있음을 예상할 수 있게 해 준다. 등대 북쪽으로는 볼케이노섬을 단단히 에워싸고 있는 산토리니의 붉은 절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멀리 보이는 페리와 절벽 위의 백색마을, 모두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산토와인 전망대

산토와인 전망대산토리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식당과 와이너리가 함께 운영된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경치를 감상하는 데에는 별다른 돈이 들지 않는다.
화산토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산토리니 와인은 대단히 유명하니 여유가 있다면 산토와인의 전망대 식당에서 산토리니산 고급와인을 마시며 여유 있는 시간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볼케이노 섬

볼케이노 섬 (Volcano Islet) 피라타운 정면으로 보이는 볼케이노 섬은 아직도 화산활동이멈추지 않았다.
이 볼케이노 섬의 정식명칭은 네오카메니(Nea Kameni) 로 최근의 폭발로 용암이 분출해서 만들어진 검은색 섬이다.
산토리니 본섬에서 출발한 관광용 범선은 화산활동으로 따뜻해진 초록색 해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볼케이노 섬의 분화구까지는 작은 오솔길로 연결되어 있다. 1시간 30분 가량을 걸어야 다다를 수 있는 분화구 주변에는 많은 틈 사이로 유황냄새 강한 수증기가 분출된다. 분화구 가까이 가려면 특수 신발로 갈아 신어야 하며, 분화구에는 먹을 수 있는 물이 샘솟는다. 볼케이노 섬까지는 대중교통은 없고 피라 타운에서 신청하는 1일 투어를 통해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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