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과 송언석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20.06.21.[뉴시스]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과 송언석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20.06.21.[뉴시스]

 

[일요서울] 여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 강행에 항의하며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 머물고 있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 주 안에 복귀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사의를 표명한 후 일주일 가까이 충남 아산 현충사, 전남 구례 화엄사, 경북 울진 불영사, 충북 보은의 법주사 등 전국의 사찰을 옮겨다니며 '칩거'를 이어왔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 국회로 복귀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들을 여러 분들이 주셔서 고민하고 있다"며 "언제 복귀할 지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만약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면 이번 주 안에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만 보고 정치를 할 순 없지 않겠느냐"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어제 오늘 초선 의원들이 다녀 갔는데 지금 현안들을 생각해서 복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의 '사찰 칩거' 이후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직간접적인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제 협상은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주 원내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로부터 2차례 전화가 왔었지만 모두 안 받았다"며 "어제 불영사(경북 울진)에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다녀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이미 떠난 뒤에 찾아온 거라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이번 주 안에 복귀할 뜻을 시사하면서 개문발차한 21대 국회도 곧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더라도 원 구성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아 '냉각정국'의 해빙 계기로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당초 여야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장 배분 기준을 11:7로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기존 국회 관행과 달리 법제사법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고수하면서 통합당은 다른 7개 상임위장을 맡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이 여전히 우세하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로 복귀하는 대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상임위원 사보임계를 제출하고 상임위 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시급한 현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가 칩거를 마치고 국회로 돌아오기로 결심한 배경에는 원내 사령탑이 부재한 상태에서 대여 투쟁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와 3차 추경 등 중요 현안 처리에 야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여론의 역풍도 의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앞서 전날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주 원내대표가 머물고 있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를 직접 찾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국회로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박형수, 하영제, 이용 초선 의원도 21일 주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식사를 함께 하며 복귀를 설득했다.


이날 회동은 원내대표 공백 장기화를 우려하는 초선 의원들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5명의 초선 의원들이 대표로 주 원내대표를 찾아 만남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점심 식사를 겸해 약 1시간30분에 걸친 회동에서 초선들은 주 원내대표에게 "상황이 엄중하고 시국이 긴박하기 때문에 대표께서 빨리 조기에 업무에 복귀하시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복귀 시점을 고민 중이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회동에서 같은 의견을 피력한 만큼 이번 주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오랜 관행으로 야당이 가져가지 못할 바에는 다른 나머지 상임위원장들을 우리 몫으로 안배해서 배정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의회 폭거를 하는 마당에 집권여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가져가라"며 국회 복귀 후 전 상임위원장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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