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신체 노화로 정상 세포가 변형이 되는  암은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에서 방광암은 흔하지는 않지만 최근 발생빈도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방광암은 WHO 국제보건기구의 2012년 발표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대략 1200만 명 이상이 새로 발생하는데, 선진국에서는 540만 명, 개발도상국에서는 670만 명 정도씩 매년 발생한다. 서구의 통계를 따르면 남자 25명 중에 한 명, 여자 80명 중에 한 명이 평생을 통해서 방광암 진단을 받을 정도로 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2년 방광암은 남녀를 합쳐서 3,48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6%를 해당하며 인구 10만 명당 6.9건이 발생한다.

남녀의 성비는 4.1:1로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여 남성의 암 중에서 9위를 차지하였고, 70대가 35.2%로 가장 많고, 60대가 25.0%, 80대 이상이 17.1%의 순으로 고령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조직학적으로는 방광암 전체 발생건수 3,485건 가운데 암종(carcinoma)이 92.4%, 육종(sarcoma)이 0.2%를 차지하였고, 암종 중에서는 이행상피세포암(transitional cell carcinoma)이 88.5%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선암(adenocarcinoma)이 2.2%,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이 0.7%순이다.

200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의하면 방광암은 우리나라 7대 암이며 5대 남성 암을 차지할 만큼 많은 환자가 매년 발생되고 있고 발병빈도 또한 점차 증가 추세다.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의 발생은 해마다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방광암 이환율은 구미에서 더 높고 아세아 지역에서는 낮다. 화학공업 밀집지역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최근 보고에 의하면 남녀의 3년, 5년 생존율은 거의 비슷하다. 백인과 흑인간의 발생빈도 차이는 있는데 사망률은 거의 동일하다.

방광암의 원인으로는 인공감미료, 화학물질, 기생충, 만성자극 및 염증, 흡연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도 불분명한 점이 많다. 방광암 발생에 여러 가지 숙주 및 환경인자가 상호 작용하며 작동인자는 최소한의 노출을 요하지만 촉진인자는 장기간의 노출을 요하며 발암효과에 누진적으로 작용한다. 환경인자는 대다수 환자에서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표재성 증식질환을 일으키고, 숙주인자는 대부분의 환자가 말기에 진단되고 사망하는 침윤성 질환의 급속한 발생을 일으킨다. 방광암은 크게 표재성 방광암과 침윤성 방광암으로 구분하며 재발이 잘 되는 특징이 있는데 대개 표재성 방광암이 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할 확률은 10-25%정도이고 재발 확률은 약 70%에 이른다.

증상으로는 무통성 육안적 혈뇨가 75-80%를 차지하고 대개 간헐적이며 때로는 핏덩어리를 배출할 정도로 심하며, 혈괴로 요로폐쇄현상이 있을 수 있다. 이차적 세균감염에 의한 뇨빈(尿頻), 뇨급(尿急), 배뇨곤란(排尿困難), 통증(痛症)등 방광자극 증상이 올 수 있고 뇨관구를 신생종물이 직접 폐색시키거나 뇨관구 방광벽이 침윤되어 수신증(水腎症)을 일이켜 측복통(側腹痛)을 일으킬 수 있다. 체중감소, 뼈의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약 20%에서는 무증상으로 잠복성 혈뇨나 농뇨(膿尿)등에 대한 검사 도중 악성 질환을 발견하게 된다.

방광암은 다른 종양에 비하여 전이(metastasis)가 잘되는 암으로, 항암치료 후 전이의 차단이 방광암의 재발과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방광경 및 요도경 절제술로 진단되며, 방광암으로 처음 내원할 시에 75%정도의 환자들은 점막에 국한된 비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되며 대부분 내시경적 방광 종양 절제술을 받게 되며, 절제술 후 재발이나 진행을 막기 위하여 방광 내 항암요법과 방광 내 BCG 면역요법이라는 보조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내시경적 방광암 절제술 후 재발률은 30-80%이며 높은 재발률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생존률은 양호하다.

방광 내 BCG 면역요법은 내시경적 방광종양 절제술 단독치료나 방광 내 항암요법을 한 경우보다 재발률을 낮추는데 우수함이 증명되었으나 배뇨 시 통증이나 자극증상, 방광염, 전립선염, 패혈증, 알러지 반응 등과 같은 항암요법 보다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한다. 반면 남은 25%를 차지하는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들의 경우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절제술과 요로 전환술을 받거나 전신 약물치료를 받게 되는데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수술 자체로 인한 합병증이나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나이나 성별, 환자 개인의 건강 상태나 선호도 등을 고려하여 환자와 충분하게 상의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한의학에서 방광암은 신기부족(腎氣不足), 수습불화(水濕不和), 비신양상(脾腎兩傷), 운화실직(運化失職), 독열내생(毒熱內生), 온결방광(蘊結膀胱), 소작경락(燒灼經絡), 혈열망행(血熱妄行)하여 익혈뇨(溺血尿)하고 오래도록 낫지 않으면 기체혈어(氣滯血瘀), 뇨액저류(尿液貯留), 독사부육(毒邪腐肉), 저색방광(阻塞膀胱)하여 배뇨곤란(排尿困難)하고, 소변시 동통을 유발하며 발열과 빈혈에 이르는 쇠갈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한의학에서 종양의 치료는 청열해독(淸熱解毒), 화담연견(化痰軟堅), 활혈거어(活血祛瘀), 행기산결(行氣散結), 이독제독(以毒除毒), 외치항암법(外治抗癌法) 등의 거사법(祛邪法)과 건비익기(健脾益氣), 건비보신(健脾補腎), 익기보혈(益氣보혈), 자음온양(자음온양) 등의 부정법(부정법)으로 대별된다.

병기는 실증과 허증으로 나누는데, 실증(實證)은 심화(心火)가 하행(下行)하여 소장(小腸)으로 열이 전이되거나 혹은 습열(濕熱)이 방광으로 주입되어 일어나고, 허증(虛증(證))은 내허(內虛)로 신기부족(腎氣不足)하거나 기혈이 모두 허하여 혈(血)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실에 따라 도적산(導赤散), 팔정산(八正散), 지백지황환(知白地黃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최근 방광암에 대한 한방 치료는 약물 내복법 및 방광내주입법, 첩부법, 위법, 추나, 약침, 침구 등 다양한 외치법이 사용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수술 및 각종화학요법, 방광내면역요법, 방광내화학요법, 방사선요법, 광역학요법 등으로 치료하고 있으나 동서양의학을 막론하고 아직까지는 완전히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치료에 있어서 각종 부작용 및 감수성차이, 재발 및 합병증의 문제점 등으로 인하여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방광암 치료제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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