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우리 당 시아버지 같다…진심은 있지만 거리감"
정원석 "당에 비호감 정치인 많아…국민적 호감 있어야"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01.[뉴시스]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01.[뉴시스]

[일요서울] 미래통합당 쇄신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비대위원들이 24일 당을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내놨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보수' 강연에서 "저는 아직까지 미래통합당이라고 부르는 친구들을 보지 못했다"며 "'토왜당(토착왜구당)', '미통닭', 굉장히 이상한 용어들로 인터넷에서 소비되고 예쁜 애칭하나 없는 상태에서 불려지는 이름 자체가 깎아먹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은 기본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라는 게 아주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 같다"며 "어떤 분이 표현하길 굉장히 '시아버지' 같다는 얘길 한다. 이 사람의 진심도 알고, 나를 아껴줄 것 같은 마음은 느껴지지만, 그 사람 자체가 너무 불편하고 그 사람이 하는 얘기가 거리감이 느껴지고, 그 사람의 진심을 듣는 것조차 어려워지는 느낌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 "우리 당이 '모태솔로'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면서 "뭔가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알겠는데 방식이 거부감 든다는 것이다. 소통할 시도는 안 하고 마음만 들이민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 당은 모태솔로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모태솔로를 벗어나는 방법은 다시 태어나거나, 진짜 사람을 많이 만나보거나 두가지 밖에 없다"며 "다시태어날 수 없으니 젊은이를 많이 만나 뺏어 오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당은 내 편이 아니라 강자의 편이란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잡힌 듯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게 많이 느껴지는 것"이라며 "2030세대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강자의 편이 아니라 실제로는 당신의 편이란 메시지를 꾸준히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기득권을 지키는 정당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당당했으면 좋겠다"며 "구태하고 부패한 기득권에 대해선 우리 역시도 단호하게 얘기하고 정치적으로 뚜렷한 조치를 취해야하지만, 실제로 기득권이란 건 취득한 권리로서 객관적 중립적 의미인데, 기득권을 지켜준다는 의미를 일부 어른들의 이익을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당신들의 기득권, 피땀흘려 노력한 결과물을 지켜주는 사람들이다, 그 기득권을 지켜준다는 인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우리(청년)가 아는 이미지는 유신체제, 장기집권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을 등치시킬 수 있겠느냐"며 "충분히 설득하지 못해 과거로 회귀하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명백한 보수 이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원석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01.[뉴시스]
정원석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01.[뉴시스]

김 비대위원은 또 "미래통합당은 소비할 만한 온라인 정치적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일베라든지 몇몇 극우 커뮤니티가 있긴하나 민주당은 클리앙, 맘카페 등 정치적 이념과는 무관하게 생겼던 온라인 커뮤니티가 민주당을 재밌게 소비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탈바꿈해 소통하고 있다"고 비교헀다.

마지막으로 그는 "구성원이 올드한 당이란 이미지가 강하게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실제로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며 "기존에 여러 청년 조직이 있었음에도 이 당에서 적극 목소리내고 활동할만한 공간 자체가 많지 않았다. 기성세대 메시지만나갔고 기성세대 중심으로 당이 운영됐다"고 비판했다.

정원석 비대위원도 "미래통합당에는 비호감 정치인이 쏠려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백종원 대선 후보'를 거론하면서 "국민적 호감이 없는 인물은 절대로 큰 인물이 못 된다"고 했다.
 
아울러 "미래통합당은 본질보다 형식에 집착하는 모습이 도드라진다"면서 당 정책위원회의 '사이다 정책세미나'와 일부 초선 의원들의 '플로이드 시위'를 두고 "형식을 따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회찬 의원은 평생 노동운동가로 싸웠다. 기득권과 싸운 이미지로 확실히 정립돼서 '사이다'가 되겠다고 하면 설득력 있다"며 "통합당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정당인데 차별금지를 얘기했을 때 호소력이 있겠냐"고 지적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탈(脫)보수'에 대해서도 "왜 그분은 보수를 부인하는 듯 했을까. 보수 DNA가 있지만 시대에 맞춰 유권자에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하나의 표현 기법 때문 아니겠나"라며 "정치는 종교라 생각한다. 이념적으로 믿기로 결정한 부분이 있으면 하늘이 두쪽 나도 믿는다"며 '대깨문', '조국수호대' 등을 예로 들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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