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 바란다’ 인터뷰 >> 정우식 한국일반여행업협회장


이명박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안 중 문화부가 새로 생긴다.

이 부처는 기존의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 일부를 합치는 것이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부 이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정우식 회장은 “우리 협회는 문화관광부에 등록돼 있는 단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문화부’로 개편되는 점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면서 “관광은 노는 게 아니라 돈을 벌어주는 산업이다. 우리나라 GNP(국민총생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분야가 곧 관광산업 아니냐”며 바뀌는 명칭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정회장은 29년째 관광업 현장을 뛰며 관련단체 일을 보고 있는 전문가이다.

“물가는 높고 한국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조차 없는 상태다”

정 회장은 한국의 관광산업 현주소를 이같이 말했다.

특별한 고비용을 들여서라도 볼만하고 가치 있는 관광국가여야 하는 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호텔비, 식사비, 차량비용 등은 주변국들보다 매우 높다. 음식 값도 비싸다. 우리가 앞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만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정 회장은 “우리 기업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현금 외화수입액에 대한 영세율 적용을 올해 말까지 적용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이를 계속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렇게 돼야만 동남아, 하와이 등 다른 국가들과 시장싸움에서 관광객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견해다.

“우리 경제에서 고용 없는 성장이 가장 큰 문제다.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성장엔진이 필요하다. 청와대 관광담당수석비서관을 부활시켜 달라고 얘기한 적 있다. 그리고 언론과의 소통도 잘 이뤄져야한다. 대통령이 관광분야를 직접 챙긴다면 종사하는 사람들의 프라이드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국내 물가가 싸면 그만큼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국내로 몰려올 것이란 시각이다.


출국세 혜택, 관광객에게 돌려야

정 회장은 특히 관광객들이 공항이나 항구를 이용할 때 내는 출국세 즉, 관광기능개발기금을 외국인 유치 때나 내국인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기능개발기금 중 일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내·외국인이 여행하다 다치거나 숨질 때 지원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는 국가홍보비로 쓰이는 것보다 효과가 더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에게 (한국이) 세계적으로 안전한 나라란 이미지를 더욱 심어줄 것이다.”

정 회장 주장은 ‘국제여행객 재해보상기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공항 이용 때마다 내는 출국세는 내·외국인 여행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한국일반여행업협회’란 명칭 때문에 해외영업과정에서 어려운 점들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일반여행업’으로 명칭을 정해놓으니 외국에선 ‘일반’이란 단어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아 설명하는 데만 한참 걸린다”면서 “‘종합여행업’으로 이름을 바꾸면 외국에선 보다 쉽게 우리 업종을 이해하고 알 수 있을 것이다”며 업종 명칭변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관광가이드 자격 철저해야

정 회장은 통역안내사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정부차원에서 3~5년에 한번 꼴로 재교육이 요구된다는 주장을 폈다.

“우리나라 통역안내사는 시험에 통과만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고 통역사자격증만 준다. DJ정부 땐 규제개혁 철폐차원에서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외국인들을 안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자격증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만 (통역안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 회장의 이런 시각은 국가위신을 바로 세우고 통역안내사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차원에서라도 통역양성기관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광개발 동네구멍가게 수준

정 회장은 국내관광 활성화에 대한 대안마련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신라문화권보다 백제권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관광자원은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개발이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 백제권을 개발해야한다. 관광사들의 재정자립도가 형편없다. 현재는 동네구멍가게 수준 밖에 안 된다. 중앙정부가 발 벗고 지원해주면 짧은 시간 안에 관광산업을 키울 수 있다”

관광지개발로 지방도시를 활성화 시키면서 돈도 벌게 하자는 게 정 회장의 한결같은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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