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투매한 주식 매수에 동참하고 있는 개미들이 거듭된 등락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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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제약·바이오사의 주가는 신약 개발 소식을 둘러싼 정보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특히 신생기업일수록 그렇다.

과거에도 잘 나가는 제약,바이오사들이 정경유착 및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은 후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있었다. 문제는 이런한 일들이 소문으로만 끝났을 때 그 피해는 투자자의 몫이라는 점이다.

당국의 보상도 쉽지 않다. 일요서울은 소문에 골머리 앓은 제약 바이오사의 현황에 관해 알아본다.

사정기관 수사 결과 무혐의...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당국 보상도 쉽지 않아...신생 종목일수록 거짓 정보 수두룩 

우선 신라젠 이야기다. 항암제 임상 시험 실패 뒤,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해 8월 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시험 실패 뒤,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 약은 당초 '제네릭스'란 미국 제약사가 개발하던 것을 신라젠이 2014년 인수하면서 개발을 이어온 것인데 인수 자금의 출처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신라젠은 2013년부터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란 투자회사로부터 4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았는데 최근 이 회사의 이철 대표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고, 회사도 파산신청을 했다.

신라젠 젬백스 셀트리온 '무슨 일' 

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약 개발 과정에 정치권 유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상장 과정에서 범죄로 볼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신라젠 금융계좌를 추적했지만 유시민 이사장과 노무현재단 등과 관련한 계좌 흐름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정·관계 로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이철 전 대표 등도 조사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결국 그동안의 일은 루머만 양산한 채 마무리 됐다.

문제는 이러는 사이 신라젠의 주가는 급락했고, 급기야 상장폐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신라젠의 최근 주주명부 폐쇄일인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소액주주의 수는 16만8778명에 이른다. 총 주주 수를 기준으로 하면 99.98%에 해당한다. 보유주식도 6229만7273주로 보유 비중은 87.68%에 달한다.
22일 현재 신라젠은 거래정지 상태이며 주가는 1만2100원이다.

상장 폐지가 결정 될 경우 시가총액 8666억 원에 이르는 신라젠 주식은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여곡절 끝에 상장 유지가 되더라도 대표이사의 구속으로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3일 신라젠은 현재 대표이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과 업무상 배임, 업무상 배임미수 혐의 등에 대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공소 제기 사실을 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발생금액이 무려 2206억 원으로 자기자본 566억 원의 389.95%에 해당한다.
게다가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 신라젠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심사 일정 및 절차를 통보하고, 7월 1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라젠이 만약 7월 10일 이내에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해당 제출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상장 실질 심사가 마무리 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투자자들은 상장이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문만으로 홍역을 치른 바이오 기업은 또 있다.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젬백스다.
지난달 17일, 젬백스는 '회사의 회계에 문제가 있다', '임상 시험에 실패했다'는 출처 불명의 소문이 돌며 주가가 뚝 떨어졌다.
젬백스는 "계획대로 국내와 해외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경영상의 문제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 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 중 1위 2위를 차지한 셀트리온도 과거 오너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검찰은 2013년 주가 조작 혐의로 고발된 서정진 회장에 대한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시세조종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강남일)에 배당했다.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제16차 정례회의를 열고 16개 법인의 주식에 대해 불공정거래 혐의로 서 회장을 비롯한 12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한 바 있다.

증선위에 따르면 서 회장은 박모 전 애플투자증권 사장과 공모해 2011년 5~6월, 2011년 10~11월 시세조종 행위에 나섰다. 이후 다시 주가가 떨어지자 김모 수석 부사장 등과 공모해 작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시세조종을 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시세를 조종한 사실이 적발됐다.

특히 서 회장의 경우 회사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 회사의 실적 논란에 따른 주가 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셀트리온과 계열사의 법인자금 등을 동원해 총 3차례에 걸쳐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인정됐지만 이 시기에 셀트리온 주가는 큰 피해를 입었다.

묻지마 투자에 대한 위험성 경고

그렇다면 유독 제약·바이오기업과 관련해 악성 소문들이 생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신생 기업들이 주 타깃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현재 약은 없지만 가지고 있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자체가 "워낙 기대를 모으고 있는 물질이다"라고 하면,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하거나 그런 기대감들이 반영돼 소문이 좀 도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묻지마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상장 직후 주가 상승 사례를 봤을 때, SK바이오팜도 당장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신약개발이 갖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무리하게 투자를 감행하면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속 박스] 제약·바이오 시총 순위는?

코스닥시장 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의 시총은 27조원에서 39조원으로 상승하며 그 비중이 14%로 확대됐다. 특히 6월 들어 코스닥 시총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제약·바이오 기업이 차지했다.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사업 호조로, 2위인 셀트리온제약은 그룹의 성장에 따른 후광효과로 상승했다는 평가다.

또 3위인 에이치엘비는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시판허가는 물론 난소암 치료제 '아필리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 기대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4위인 알테오젠은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라이선스 아웃으로 연초 대비 32계단 시총 순위가 상승했고, 5위인 씨젠은 진단키트 수출 호재로 34계단이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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