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대표
김대진 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9일간 사찰 칩거’는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 재신임으로 끝났다. 하지만 국회 상임위원장 배정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 없이 마음껏 해 봐라”며 국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했고,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번 주가 마지노선이라며 최후통첩을 던지며 맞서고 있다. ‘일하는 국회’를 표상으로 시작한 21대 국회마저도 ‘역시나’ ‘그 밥에 그 나물’로 시작하는 형국이다.

민의를 담아 갈등을 풀어야 할 국회가 어수선하니 사회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항공사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벌써 정규직화를 막아 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22만명을 넘어 섰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전환 이후 연봉이 5000만원이라는 사실은 거짓이며, 현재 공항공사 취업준비생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철회하라는 청년들의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러한 청년들의 격한 반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초기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해 청년들은 취업의 기회를 뺏긴다며 강한 문제제기를 했었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 문제로 과거보다 더더욱 힘든 시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청년 불만이 단순히 합리적인 이해와 양해로만 해결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에는 새로운 노노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절차의 공정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정규직을 위해 노력한 이들의 노고를 단순히 정규직의 기득권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즉 비정규직의 정규직에는 절차의 공정, 그간 노고에 대한 인센티브 등이 가미된 자리의 정규직화가 원칙이지 사람의 정규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공항공사의 정규직 갈등은 제도의 미흡에서 나타난 청년층 간의 갈등, 새로운 노노갈등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있어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여기에 노동계의 리더는 대부분 50대 이상으로서 과거의 권리, 현재의 권한만을 중시한 나머지 새로운 미래 주역, 청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과연 노동운동이 지금의 청년으로까지 이어질지 매우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다변화 사회에 갈등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갈등은 치유가 쉽지만, 코로나19처럼 부지불식간에 퍼지는 심리적 갈등은 분열과 파국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국회에서는 법사위원장 하나로 20여 일을 파국으로 몰아가며, 야당은 어떻게 하면 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떨어뜨릴까 골머리를 일삼고, 여당은 공룡 여당답게 힘 있게 일하고 싶은 마음에서 과거는 묻지 말고 지금부터 새 역사를 쓰자며 역지사지의 정신을 버리고 있다. 

국회는 국회대로 갈등하고, 청년은 청년대로 갈등하며 표출만 있지 보듬는 이가 없는 세상, 부동산정책은 국가 대 시장이 누가 이기나 두더지게임만 계속하며 더 큰 상대적 박탈감만 남긴다면 우리가 원했던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은 급격하게 과거로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반드시 필요한 단어는 ‘통합’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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