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6.22.[뉴시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6.22.[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자사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섰다. 지난 22일 구 사장은 인청공항 제1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채용절차에 돌입해 고용불안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종사자의 고용 안전을 위해 최대한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공약의 ‘1호 사업장’이었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와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의 반발까지 더해져 이번 사태는 점점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이번엔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나눈 것으로 추정된 카카오톡 대화가 논란이 됐다.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요원으로 들어와서 190벌다가 이번에 정규직 간다’, ‘연봉 5000 소리질러’, ‘서연고 나와서 뭐하냐’등의 메시지 캡처가 온라인에 확산되었다. 일명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취업하기 위해선 각종 자격들을 갖추어야 하는데 취준생들과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공항 직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다. 

1960년 충남 논산 출신인 구 사장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영국 버밍엄대 대학원에서 도시‧지역학 석사를 거쳐,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교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33회 행정고시를 합격해 이듬해 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28년간 국토교통부(국토부) 내 교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지방항공청장,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기획국장,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 철도안전정책관 등을 항공정책실장 등을 역임하고 항공정책실장을 마지막으로 관료생활을 마쳤다. 

구 사장은 이전에 진에어 사태로 국토부에서 사의를 표하고 물러났다. ‘땅콩회항’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미국 국적이다. 그럼에도 조 전 전무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해 항공법을 위반했음에도 국토부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세 차례나 면허를 발급했다. 구 사장이 당시 이런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여 사실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에 앞서 구 사장은 2000년부터 3년 동안 만 40세에 건설교통부 철도산업구조개혁 팀장을 맡아 철도청과 철도노조의 반발을 막으며 철도개혁을 이뤄낸 바 있다. 1963년 교통부에서 분리된 철도청은 매년 적자에 허덕였다.

2000년부터 철도개혁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철도청 업무를 철도시설과 운영으로 분리하는 관련법이 신설됐다. 구 사장은 2011년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 시절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주도했다. 코레일의 KTX 독점체제 문제와 2012년 수서발KTX 민간 위탁 토론회에서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며 철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경쟁체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구 사장은 공직 초기부터 교통분야 공직에 오랜 기간 있으며 철도산업뿐만이 아니라 공항, 항공산업 전반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다.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것을 인정받아 국토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한편 청년층 4분의 1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 취준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인청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의 중심에 구 사장이 서 있다. 구 사장이 향후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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