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도 흔들렸다…대피 소동

지난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일어 시민들이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일어 시민들이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뉴시스]

-최소 4명 사망일부 지역, 대규모 정전사태

[일요서울] 멕시코 남부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도 진동이 느껴져 많은 사람들이 대피소동을 벌였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29분경 남부 오악사카 주의 태평양 연안 해역의 깊이 26km 지점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중남부를 걸쳐 과테말라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남부 휴양지 우아툴코에서 건물이 무너져 한 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외에는 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무너지는 등 경미한 수준의 피해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어서 오악사카주의 알레한드로 무라트 주지사는 산후안 오소로테펙 산간 마을에서 집이 무너져 사망자 한 명이 발생했다고 밝혔고 연방정부 재해 대책본부도 2명의 추가 사망자를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노동자로 정유소 구조물에서 추락사했고 다른 한 명은 무너진 담장에 깔려서 숨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페멕스 본사는 이번 지진으로 태평양 연안도시 살리나 크루스 해안에 있는 정유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인부 한 명이 화상을 입었을 뿐 곧 진화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으로 교회, 고속도로, 교량 등 건물과 기반 시설의 피해가 잇따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규모 7.4의 강진에 이어서 약 140차례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모두 소규모의 지진이었다고 말했다.

지진 경보가 울리자 주민들은 오전 중에 모두 집 밖으로 대피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는 헬리콥터들이 하늘을 날아다녔고 지상에는 경찰 순찰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내달렸다.

멕시코는 지각과 화산 활동이 왕성해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지진이 잦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1985년 9월19일 규모 8.1의 대지진으로 약 1만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2017년 9월 19일에도 규모 7.1의 지진으로 수백 명이 숨진 바 있다.

멕시코 시티에서 대피한 사람들은 한동안 겁에 질려 고층 빌딩 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길가에 모여 있었지만, 대부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특히 군부대를 코로나19 병원으로 개조한 대형 병원에서는 의료진들이 불안한 환자들을 달래며 인공호흡 장비를 수습하는 모습도 보였다. 환자들은 갑자기 대피할 별도의 장소가 없어서 여성 입원병동 아래 한 군데에 웅크리고 모여 있었고 간호사들이 불안으로 발작을 일으킨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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