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우선주 일부 ‘투자 위험’ 종목 지정

주식시장에 우선주들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며 급등락하자 한국거래소가 일부 우선주들에 대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급제동에 나섰다. [뉴시스]
주식시장에 우선주들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며 급등락하자 한국거래소가 일부 우선주들에 대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급제동에 나섰다. [뉴시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과거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투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우선주에 몰리며 특이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 한화, 삼성중공업 등의 우선주 이상 급등 현상 속에서도 높은 배당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지속되고 있으나 개미들은 더욱 몰리고 있다. 하루~이틀 만에 우선주들은 거품이 꺼지면서 급락하기도 했으나, 다시 개미들은 다른 종목으로 몰려가며 급등세가 번져가는 모습도 보이도 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 한 때 17.7배 올라 100만 원 육박 
SK바이오팜 320대1 넘는 청약 경쟁률…증거금 31조 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가증권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옮겨 다니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지난달에 걸쳐 약 2개월간 ‘코덱스(KODEX) WTI원유선물(H)’의 위험을 무릅쓰고 몰려들던 개미군단은 이달 중반을 넘어오면서 우선주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개미들이 떼 지어 다니면서 가격의 급등락을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테마주와 유사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의 우선주 상승세를 두고 “주가가 저렴하고 상장 주식 수가 적다는 점에서 투기 세력의 시세조종이 쉽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테마주는 대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정 기업의 재무상황이나 경영 과정에서의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요인보다 단기적인 상승에 대한 심리 요인이 반영되며 급등락을 보여주는 주식을 말한다. 주로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를 가리켜 대선테마주라고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우선주의 급등(또는 급락)이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2차 확산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및 북한 리스크 등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이 혼재된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 이른바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순환매 장세 국면이라는 지적 나와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오르고 있는 우선주 중에서 높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많지 않다”며 “우선주는 유통주식 수가 적어 가격 변동 폭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 나타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다양한 대내외 변수 및 가격에 대한 부담까지 맞물리며 당분간 변동성 높은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 때는 펀더멘탈(Fundamental)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IT소프트웨어, 통신, 헬스케어 업종의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지난달보다 상향 조정되면서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26일 SK그룹의 계열사 우선주들이 예측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SK바이오팜이 앞서 지난 24일 391만5662주에 대한 일반 청약에서 320배가 넘는 총 112억6485만3070주의 청약 신청을 받아내며 흥행을 기록했다. 모인 청약 증거금만 31조 원에 달해 SK그룹 계열사들의 우선주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연일 ‘경고’와 ‘주의보’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우선주 급등 종목 가운데 하나인 삼성중공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상 급등에 따른 주의 필요하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의 우선주는 이달 들어 한 때 무려 100만 원에 육박하며, 최대 17배를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뒤늦게 동참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전문가는 “정확한 근거 없이 상한가를 기록해온 우선주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곧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간 특정 종목 집중 매수로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등의 불공정거래에 주의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우선주 매수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며 우선주 가운데 일부 종목을 위험 종목 및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