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강함·날렵함…2일간 함께한 400km 드라이빙

평지에서 부드러운 주행 능력을 보여주는 QM6 LPe. [이창환 기자]
평지에서 부드러운 주행 능력을 보여주는 QM6 LPe.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LPG 엔진을 채용한 국내 최초의 SUV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난 1년간 LPG 자동차 분야 2위 자리까지 올라온 QM6 LPe 모델과 2일간 드라이빙을 다녀왔다. 이미 도심 연비와 고속 연비에 대한 시승기가 많은 만큼 연비 확인보다 일반인이 느끼는 QM6 LPe 모델의 특징을 체험한다는 목표로 차를 달렸다. 해당 차량은 1만8000km의 주행 기록을 보유해 적당히 ‘탈 만큼 탄’ RE등급 차량으로, 서울 한강 인근에서 출발해 충남 당진과 홍성 궁리항, 아산만 방조제를 돌아 오산과 수원을 거쳐 올라오는 약 400km 코스를 운행했다.

3세대 LPi 엔진 적용한 국내 최초 LPG SUV
지난 1년간 국내 LPG 차량 분야 2위 ‘확고히’

토요일 이른 아침, 시내도로를 뒤로 하고 서울대학교 정면으로 연결된 관악IC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진입해 금천IC에 이르기까지 약 5km의 터널을 달리는 동안 QM6LPe는 급하지 않지만 큰 소음이나 흔들림 없이 스피드를 올렸다. 

목적지는 충남 당진 고대지구근린공원. 이른 시간 출발로 차량 통행은 적어 터널 진입 초반 Eco시스템을 켜둔 채로 시속 100km가 넘어갈 때까지 엑셀을 밟았다. 시속 40~70km대의 초반 스피드는 가솔린 차량 못지않은 가속력을 보였으나, 80km 이상의 고속에서는 안정감을 우선으로 한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QM6LPe의 연비 효율을 위해 장착된 에코기능을 켜둔 채, 차가 요구하는 대로 안전한 가속을 위해 여유롭게 엑셀을 밟았다. 에코기능이 작동되는 상황에서의 가속은 일반 주행에서 추월을 즐기는 드라이버라면 뒤에 큰 추를 하나 달고 가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답답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가속하는 우리 차를 초고속으로 지나가는 수입 SUV들을 보며 Eco를 끄고 싶은 충동을 수차례 느꼈다.

안전사양으로 차선이탈 경보장치와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이창환 기자]
안전 사양으로 차선이탈 경보장치와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이창환 기자]

서해안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고 달리는 동안 몇 차례 크루즈 기능을 사용해봤다. 국내 완성차 두 곳의 차량을 보유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크루즈 기능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하자면 크루즈 버튼의 가속과 감속 반응성은 훌륭했다. 가속은 자연스러워도 감속은 재빠르지 못해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던 타사 차량 경험이 있던 터라 반응이 놀라웠다. 감속을 위한 자체 제동이 거칠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내리막에서는 설정한 속도를 놓치면서 과속단속 카메라를 조심하라는 네비게이션의 경고음이 들렸다. 타사의 디젤 SUV로 내리막 크루즈 주행 시 조금 거칠게 느껴져도 정확한 제동으로 속도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거친 제동 보다 부드럽게 속도를 잡아주는 것을 선호하는 드라이버라면 오히려 가산점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도로를 달리는 동안 차선을 밟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면 QM6는 ‘뚜뚜뚜뚜’하며 묘한 신호음을 발산했다. 좌측으로 가면 운전석 쪽에서, 우측으로 가면 조수석 쪽에서 소리가 났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특이한 소리를 내는 차선이탈 경보 장치와 함께 사각지대 경보시스템도 적당히 제 기능을 했다. 옆 차선을 나란히 달리던 차량이 뒤처지면서 시야에서 사라지면 영락없이 경보시스템이 작동했다. 

해가 높이 오르면서 기온이 29℃까지 올랐다. 에어컨의 강풍 동작을 위해 에코기능을 껐다. 차량도 물 만난 물고기처럼 평지, 오르막 구분 않고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욕심을 내 고속도로의 긴 직선 오르막 구간에서 엑셀을 힘껏 밟았다. 시속 140km을 훌쩍 넘기면서도 힘이 많이 남아있는 티를 내고 있었으나 겁 많은 드라이버는 오르막의 막바지에 감속했다.

QM6 LPe는 디젤 SUV의 힘에는 못 미치지만 에코기능을 끄면 그에 못지않은 주행 능력을 뽐내면서도 세단의 정숙성을 보였다. 아울러 커브에서는 날렵한 코너링까지 선보였다. 타사의 LPG 세단과 디젤 SUV를 보유했던 드라이버의 경험에 비춰볼 때, 힘이 부족하거나 코너링이 나쁜 느낌은 크게 없었다. 

전·후방 감지기와 후방 카메라 등 주차를 위한 보조시스템도 채용됐다. [이창환 기자]
전·후방 감지기와 후방 카메라 등 주차를 위한 보조시스템도 채용됐다. [이창환 기자]

LPG 엔진을 채용하고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위해 75리터의 도넛형 LPG 연료 탱크를 적용했다는 점은 추가적인 점수를 줄만했다. 트렁크에는 대형아이스박스와 그늘 막 텐트, 대형 낚시의자 2개, 백팩 2개와 돗자리 등을 대충 넣어 싣고 다녔으나, 자리를 정리하면 백팩이 아니라 캐리어 2개와 추가적인 짐도 충분히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일반 가정에서 유모차나 접이식 자전거와 각종 캠핑 용품 등을 싣더라도 공간이 부족할 일은 없고, 2열 좌석을 앞으로 접으면 이른바 ‘차박족’들에게는 충분한 침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2열 등받이의 자유로운 각도조절은 불가능해 개선 점을 꼽으라면 1순위에 넣고 싶은 부분이었다.

QM6 LPe의 편의 기능 가운데 과거 고급 차량에 주로 채택되던 ‘오토하이빔’은 전방의 차량 발견 시 자동으로 상향등을 끄고 켜줘 야간 주행 시 편의성을 높였다. 또 간단한 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여닫는 ‘매직 테일 게이트’ 기능이나 버튼으로 작동하는 트렁크는 짐을 내리거나 실을 때 도움이 됐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블루투스로 연결된 ‘하위 데이(Howie Day)’의 ‘Collide’를 들으며 지는 해를 좌측으로 끼고 아산만 방조제 위를 달렸다. 열린 파노라마 선루프로 굴절된 붉은 태양빛이 들어와 기분 좋은 드라이빙을 마무리 짓게 했다. 

대형 아이스박스와 그늘 막 텐트, 대형 낚시의자 2개 및 백팩 2개 등을 넣고도 충분한 여유공간을 확인했다. [이창환 기자]
대형 아이스박스와 그늘 막 텐트, 대형 낚시의자 2개 및 백팩 2개 등을 넣고도 충분한 여유공간을 확인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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