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를 해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동생 '큰샘' 박정오 대표의 사무실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지난 26일 오후 박상학 대표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대북전단 살포를 해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동생 '큰샘' 박정오 대표의 사무실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지난 26일 오후 박상학 대표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대북전단 살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에 대한 압수수색을 총 7시간 동안 진행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1시57분경부터 오후 5시6분경까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 박 대표의 차량, 휴대전화가 대상으로 기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압수수색을 마친 수사팀은 "어떤 물품 압수했나", "추가적인 압수수색 예정 있나" 등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압수수색을 마친 뒤 사무실에서 약 16분 간 대기했다. 취재진이 사무실 앞에 몰리자 박 대표는 경찰에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을 두드린다"고 112 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후 취재진이 건물 밖으로 이동하자 박 대표는 건물 뒷문으로 나가 미리 준비된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압수물 분석을 통해 범죄 혐의를 규명하고, 기부금 등 자금원과 그 사용처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신체 압수수색도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전 박 대표가 SBS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박 대표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했고, 이후 박 대표가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에 도착하면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에서는 해당 단체 측 변호인 참관 하에 경찰이 PC 파일을 확인해 복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표 측 변호인들은 파일마다 꼼꼼하게 압수 대상이 맞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날 압수수색 참석을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며 기자들과 만나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다. 대한민국은 이 순간 더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가 서울인가. 평양인가. 헌법 12조에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시건방진 김여정이 몇 마디 하니까 쫄아서 납작 엎드려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자는 말인가"라고 했다.

이날 박 대표의 동생 박정오씨가 운영하는 큰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됐다. 경찰은 큰샘 사무실을 오전 10시경부터 오후 3시경까지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샘 사무실과 차량, 박정오 대표 휴대전화가 대상으로 기재됐다고 한다. 경찰은 역시 변호사 입회하에 큰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큰샘 측 변호인은 이날 "영장에 담긴 주요 혐의를 보면 판문점 선언을 거들먹거린다"며 "그런 우스꽝스러운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보안수사대는 간첩을 잡는 기관이다. 그런데 오히려 북한 주민을 도우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 수사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아울러 "사람을 잡으려고 작정하고 덤비는 것 같다"며 "조국(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이렇게 압수수색했는지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대북 전단 및 PET(페트)병 살포 행위에 대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도 같은날 박상학 대표, 박정오 대표 등이 형법상 이적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경찰청은 대북전단 관련 수사를 위한 40명 규모의 규모의 TF(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2일 서울경찰청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2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에서의 50만장 전단살포 주장에 대한 진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형 풍선 20개를 동원해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체는 당시 경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일반회원들이 성동격서 식으로 전단을 날렸으나 남풍을 타고 북한으로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이 전단의 일부는 지난 23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 서면 마곡리에서 발견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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