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국군전사자 유해함에 6.25참전 기장을 수여하고 있다.2020.06.25.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국군전사자 유해함에 6.25참전 기장을 수여하고 있다.2020.06.25.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올해 70주기를 맞아 지난 25일 정부 주관으로 실시된 '6·25전쟁 70주년 행사'가 '국민 기만 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 봉환식' 관련 행태에 이어 '北 애국가 논란'까지 겹친 상태다.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30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번 행사의 주제를 '영웅에 대한 경례'라고 이름 붙였지만, 실제로는 '영웅에 대한 결례'였던 것'"며 "'종전(終戰) 선언'에만 치중한 청와대가 보여주기에 급급한 나머지 '국민 기만 쇼'로 전락시킨 사실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특위는 이날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대통령 의전비서관실이 주무(主務)를 맡고, 리허설까지 거친다는 점에서 '대통령 주관'으로 봐야 한다"며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사과하고, 행사 책임자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라고 지적했다.

긴급 브리핑을 통해 특위가 지적한 사항은 4가지다.

우선 특위는 "행사 주관은 청와대임을 거듭 분명히 한다"면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는 대통령 의전비서관실이 담당하고, 리허설까지 한다. 제70주년 국군의 날이던 2018년 10월 1일 북한 지역에서 발굴된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64위가 하와이를 거쳐 서울공항에 도착했는데, 당시 청와대 브리핑은 '문재인 대통령 주관'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70년 만에 미국을 거쳐 송환된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 봉환 행사는 엄숙하고 숭고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즉,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위에 따르면 정부는 '개식(開式) 행사로 진행된 미디어 파사드는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추모하고 마침내 조국으로 돌아온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내용의 영상을 유해를 모셔온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 동체에 직접 상영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위는 "그런데 행사에 사용된 공중급유기는 유해를 송환했던 해당 기체가 아니라, 공군이 보유한 다른 공중급유기였다"며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사전에 다른 공중급유기를 통해 미국에서 송환된 뒤 행사용 기체로 옮겨져 행사가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특위는 "복수의 군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김해공항에 있는 공중급유기 시그너스 4대 중 한 대가 서울공항으로 이동했는데, 이어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이 기체로 일시 옮겨졌고 행사를 마친 뒤 해당 기체는 다시 김해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쇼'를 위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의 유해가 이리저리 옮겨졌다는 점은 묵과할 수 없다"며 "'쇼'를 위해서는 국민을 속여도 된다,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발상 자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애국가의 '北 애국가 유사 논란'도 거론됐다.

특위는 "공영방송사 KBS의 교향악단이 새롭게 편곡해 연주한 애국가는 도입부 10초가량이 북한 국가인 '애국가'와 매우 흡사하다. 북한 국가는 한국 국가 '애국가'와 다르지만, 북한에서도 북한 국가를 '애국가'로 부른다"며 "진행자는 애국가 제창에 앞서 “오늘 애국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관악기와 오르간으로 새롭게 연주된다”라고 소개했지만, 북한 애국가와 비슷하게 편곡해서야 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北 애국가 유사 논란'에 이어 '병종별 군가 자막 혼선' 또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특위는 "육군가는 지난 2014년 가사가 일부 바뀌었는데, 이번 행사에는 개사 전 가사가 자막으로 나갔다.  해병대가는 아예 엉뚱한 노래의 가사가 방송을 탔다. 해병대는 '나가자 해병대'라는 군가를 공식 해병대가로 사용하고 있지만, 자막에는 다른 군가인 '해병대의 노래'가 나갔다"며 "일련의 일들을 대행사의 실수로 치부해선 안 된다. 청와대가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고, 이번 사안은 대한민국 군(軍)의 사기와 직결된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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