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전면전을 불사하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친문진영에서 이낙연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을 두고 조기 대선 과열 우려로 대선 후보 지지율도 30%대로 주저앉으면서 추 전 장관이 틈새를 치고 들어가는 모습이다. 검찰개혁의 선봉에 서다 낙마한 조국 전 법무장관 이후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층에게 반윤석열  전선의 선봉에 서면서 점수를 따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추 장관은 윤 총장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전임자인 조 전 법무부장관을 비호하고 나섰다.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에 출석해 조 전 장관 사건과 관련, “과잉 수사,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작심 발언했다.

추 장관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의 구원(舊怨)도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검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022년 3.9 대선이 끝난 직후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추 장관은 민주당 당 대표 시절 대선과 지방선거 압승을 이끌면서 대과 없이 대표직 수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윤 총장에 대해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 “이렇게 말 안 듣는 검찰총장” 등의 강경 발언으로 조국 전 장관의 뒤를 이어 미완의 검찰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상 비주류였던 추 장관이 문 대통령과 친문의 지지층 입맛에 맞는 행보를 보이면서 오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거쳐 차차기 대권까지 노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추 장관의 뜻과는 달리 차기 서울시장직은 험로가 예상된다. 2022년 대선이후 불과 3개월도 안 돼 치러지는 서울시장직에는 쟁쟁한 후보가 즐비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연임에 걸려 출마를 못하는 상황에서 전대협 3인방으로 불리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인영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두 번이나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 고배를 마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 장관까지 출마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장 임 전 실장은 국정원장이나 국가안보실장에 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인영 전 원내대표는 통일부 장관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전 실장이 거론되는 통일부 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되면 임 전 실장의 정치적 위상도 따라 높아질 전망이다. 

이인영 전 원내대표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지난해 원내대표 재임 때 정부 역점사항인 유치원3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처리를 무난하게 마친 것으로 평가받는 이 의원은 평소 “통일이 곧 한반도 경제의 활력소”라는 지론이 있다.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2018년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의원은 4선 의원으로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됐다. 남북 문제에 관심이 높아 20대 국회에서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 장관은 2018년 6월13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득표율 19.59%로 66.26% 지지를 받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은 2위에 머물렀다. 앞서 박 장관은 2011년에도 추미애 법무장관과의 당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야권 단일화 후보에서 진 데 이어 2018년에도 박 시장에게 밀려 서울시장 후보가 되지 못했다.

전대협 세대로 신 친문으로 부상한 임종석·이인영 그리고 비주류에서 주류의 지지를 받아 정치적 성공을 꿈꾸는 추미애·박영선 ‘빅4’, 지방선거는 2년 남았지만 차차기 대권을 두고 서울시장직을 차지하기위한 물밑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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