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달라진 글로벌 경제 대응… 언택트 마케팅, 해외 수주 활로 뚫어

<현대모비스 SNS>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지난해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제조업의 해외 진출 트렌드와 영향’의 해외투자 목적별 신고금액 비중을 살펴보면 ‘현지 시장진출’ 목적 투자 비중은 2012년 35.6%에서 2018년 65.5%까지 증가했다. 반면 동 기간 ‘저임금 활용’을 위한 투자의 경우 13%에서 6.6%로 감소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글로벌 거점 두 곳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한 현대모비스에 대해 알아본다.

美 실리콘밸리 첫 엠큐브 개소…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투자 본격화

中 선전 엠큐브, 혁신 스타트업 발굴… 실질적 기술력 증진 이끌어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이다. 현대모비스 전신은 1977년 기계회사 현대정공으로 설립 초기 컨테이너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2000년 11월 현대정공은 지금의 현대모비스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로 전환했다. 사업 분야는 크게 자동차 핵심부품 제조사업, 자동차 모듈 제조사업, 자동차 AS부품 사업이다. 주력 분야는 자동차 모듈 사업이다. 현재 현대모비스 국내 생산거점은 울산과 아산, 광주, 서산 등이 있으며 국외는 중국 베이징3공장과 미국의 앨라배마와 조지아,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전 세계 9개국에 17개 글로벌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2018년 11월 현대모비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엠큐브(M.Cube)'를 개소하고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신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본격화했다. 현대모비스는 실리콘밸리 엠큐브를 ▲자율주행(센서·로직·소프트웨어 플랫폼), ▲커넥티비티(인포테인먼트·생체인식), ▲신사업 혁신부문(인공지능·차량보안) 등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핵심거점으로 활용해 미래차 기술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 엠큐브 센터장으로 현지에서 스타트업 투자 등 20여 년 경력을 보유한 션 류(Sean Ryu) 박사를 영입하고 조직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두 번째 엠큐브 中에 개소
글로벌 거점 두 곳 확보

현대모비스가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엠큐브를 개소한 것에 이어 지난해 6월 중국 선전(深圳)에 두 번째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엠큐브를 개소했다. 현대모비스는 불과 6개월 사이에 글로벌 거점 두 곳에 엠큐브를 열며 개방형 혁신을 위한 창구 마련에 속도를 올렸다. 독립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자율주행·커넥티비티·전동화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에 보다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선전 엠큐브는 자유주행, 인공지능, 로보틱스, 빅데이터 등 여러 혁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핵심부품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들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기술력 증진을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또 당장 협업을 하지 않더라도 특정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추후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혁신 기술을 개발할 때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유망한 신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선전 엠큐브에 시장동향 조사부터 스타트업 발굴, 투자 및 타당성 검토까지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가 기존 운영하고 있는 상하이 연구소와 선전 연구분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최적의 협업 형태를 조율한다. 이원우 현대모비스 오픈이노베이션팀 팀장은 “외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속도를 올려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혁신 기술들을 신속히 확보하고 다가올 미래차 시대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2 연구 거점
자율주행 데이터 정확도 향상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미래차 개발 의지를 확고히 보여줬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4월 현재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운영 중인 인도연구소 인근의 신규 IT단지에 제2 연구 거점을 추가로 구축하고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 인도연구소는 현지의 우수한 ICT 및 S/W의 현지 개발과 검증을 담당하며 국내 기술연구소와 협업하고 있다. IVI 어플리케이션, 에어백제어장치(ACU), 전자식제동장치(MEB5), 오토사(AUTOSAR) 플랫폼 등 차량용 전장부품이 인도연구소가 개발·검증하고 있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기존의 제1 거점에는 IVI(In-Vehicle Infotainment), 샤시제어장치(MDPS, ABS, 전자현가 등), 에어백제어장치(ACU) 등 양산 제품의 S/W 검증·개발과 인도 현지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제품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번에 확장되는 제2 거점에서는 자율주행과 주차를 위한 제어 로직, 자율주행용 센서(카메라/레이더/라이다)의 인식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한다. 양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제어 로직을 개발하는 한편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알고리즘과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율주행 센터 데이터의 정확도를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S/W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S/W 성능 육성 툴 개발도 추진하고 다양한 주행 상황이 묘사된 PC 기반 가상 환경 시뮬레이션을 통한 영상 인식 알고리즘 학습 DB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효율적인 레이더/라이더 센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 제어 알고리즘 고도화와 S/W 개발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8일에는 현대모비스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달라질 글로벌 경제,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언택트 마케팅으로 해외 수주 활로를 뚫는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Virtual Tech-Fair(가상 기술 전시회) ▲온라인 실시간 제품 프로모션 ▲핵심 기술 시연 영상 제작 등 언택트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 대상 차별화된 수주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성훈 현대모비스 차량부품영업부문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소통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며 “차별화된 기술 콘텐츠와 발 빠른 대응 역량을 갖춰 언택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완성차 업체 대상으로 27억 달러 규모 해외 수주 목표를 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54.3%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영업 주요 거점으로 미국, 중국,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시동을 걸며 해외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미국서 올 1분기 미주 지역 매출액 2조196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8.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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