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
지속된 증상에 원인균 및 항생제 내성 여부 판별 위한 세균성 검사 필요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게 된 후 7개월이 지난 지금 벌써 30℃에 근접한 기온이 암시하듯 2020년 여름은 어느 해보다 무덥고 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는 여름철에 증가하는 대표적인 부인과 질환인 여성 방광염의 원인과 증상, 나아가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방광염은 10명 중 9명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며 재발이 흔해 초기에 적절한 치료대응이 필요한 질환이다. 주로는 항문 주위에 있는 대장균이 요도를 타고 올라와 방광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여성은 요도의 길이가 해부학적으로 남성보다 14cm 정도 짧아 더 쉽게 염증이 발생하며 여성의 50%는 일생 중 한 번 이상 방광염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보통 사춘기부터 시작해 성관계를 시작하는 20~30대에 빈발하며 폐경 전후로 여성호르몬이 저하되면서 방광염의 유병률이 다시 상승한다. 이러한 방광염의 발생 원인은 면역력이 저하되어 요도와 방광의 자체 방어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꽉 끼는 하의나 성관계 등의 물리적인 원인도 작용한다.

자주 마렵고 잔뇨감이 있어  화장실을 다시 찾게 되며 소변의 색이 투명하지 않고 뿌옇고 탁하면서 냄새가 나는 경우, 소변을 볼 때 아랫배에 통증이 발생하고 배뇨 곤란을 느끼게 되는 경우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드물게 소변을 참을 수 없는 긴박뇨 증상, 야간에 소변이 마려워 자다 깨는 야뇨 증상이나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방광염의 경우 방광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므로 고열이나 오한 등의 전신 증상은 거의 동반하지 않으며 만일 고열이 동반되고 옆구리 통증이 함께 느껴지면 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신우신염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방광염의 진단은 특징적인 증상과 소변검사로 염증 및 세균을 확인하면 되며 적절한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원인균 및 항생제 내성 여부 판별을 위해 세균배양검사가 필요하다. 방광염은 질염, 요도염, 생식기 단순포진(헤르페스) 감염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급성신우신염 등의 합병증 및 만성 방광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만성 방광염은 방광 점막 및 요도 입구에 손상이 일어난 경우로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발생하면 만성 방광염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 방광염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며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방광염은 적절한 항생제를 통해 치료가 잘 되며 1~3일 항생제를 복용하면 된다. 항생제 복용 중에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동반되어야 하며 항생제 치료 이후 소변검사 재검을 시행해서 불충분한 치료로 인한 항생제 내성을 막을 수 있으며 이후로도 평소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과 충분한 수면시간 ▲충분한 수분 섭취 ▲성관계 전후 배뇨하는 습관 ▲성관계 전후 생식기 청결 유지▲너무 잦은 질 세척은 오히려 정상 세균을 감소시키므로 주의 ▲소변을 참지 않는 습관▲꽉 끼는 속옷이나 하의를 피하기 등 이러한 예방법들은 방광염의 발생 빈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방광염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장 먼저 병원을 내원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원인을 찾고 이후 항생제 복용과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호병원 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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