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러스트 이미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러스트 이미지

[일요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후 극심한 만성피로, 근육통, 집중력 저하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5일(현지시간) BBC에 출연해 "이같은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한 규모는 가늠하기 힘들다"면서 "코로나19를 겪은 이들에게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몇 사람들은 이런 증세를 상당히 오랜 기간 호소하는데,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하는 피로증후군으로도 보인다"고 추측했다.

'포스트 코로나19'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온 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다. 페이스북 등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복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치료를 마친 후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계 역시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연구 중인 영국 레스터 대학의 크리스 브라이틀링 교수는 "피로에는 다양한 원인이 관여한다"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의 육체 피로는 이미 공식적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경미한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증세가 나타난 뒤 약 2주, 중증환자는 약 3~6주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벼운 증세를 보인 이들 중 일부는 완치 후에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피로를 포함한 몇몇 증세를 지속해서 겪는다고 발표했다.

근손실로 인한 육체 피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전형적인 증세다. 코로나19로 폐 조직이 훼손될 경우 피로는 더 심해진다.

브라이틀링 교수는 "이 같은 원인 외에도 뇌졸중부터 불안, 우울 등에 이르는 신경계 손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아직 명확하게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1만 명의 환자를 추적·조사해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브라이틀링 교수의 연구에 840만 파운드(약 125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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