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생명력, 이집트]

[편집=김정아 기자/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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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프리랜서 이정석  기자] 가깝지만 잘 몰랐던 그곳. 인천에서 직항으로 4시간 반이면 마주할 수 있는 휴양지 코타키나발루. 말레이시아 반도의 동쪽, 보르네오섬 사바주의 주도이다. 다문화가 오랫동안 정착하여 사바주 원주민을 비롯한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 등 여러 인종과 문화가 한데 어울려 살며 그야말로 멜팅팟(Melting Pot)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코타키나발루 하면 생각나는 건 하얀 모래사장에 맑은 물의 해변과 스노클링이 전부였다. 이번 여행을 통해 코타키나발루를 벗어나 사바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드벤처 여행의 다양한 매력을 느꼈다. 그것도 11개의 국가에서 온 35명의 다른 미디어팀과 함께! 사바의 하이라이트를 즐기러 함께 떠나보자.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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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심벨 (Abu Simbel)
아부심벨 신전 & 네페르타리 신전 (Abu Simbel Temple & Nefertari Temple)

고대 이집트를 대표하는 아부심벨 신전은 수단과 인접한 남쪽 국경 끝부분에 있다. 기원전 1260년 람세스 2세가 세운 것으로 바위를 깎아 가로 35m, 높이 30m의 거대 신전을 만들었다. 1813년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뒤, 1817년 영국 탐험가 지오반니 벨조니가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 입구에는 높이 22m의 좌상 4개가 서 있는데, 이 중 하나는 파손된 상태다. 왼쪽부터 창조의 신 프타(Ptah), 최고의 신 아문라(Amun-Ra), 태양의 신 라 호라크티(Ra-Horakhty), 살아있는 신 람세스(Ramesses)가 자리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람세스 2세가 자신의 석상을 3개의 신과 나란히 세웠다는 점이다. 신과 동등한 위치에 오르고 싶었던 한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신전 내부에는 성소가 있고 역시 석상 4개가 세워져 있다. 신빙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매년 2월20일과 10월20일, 태양빛이 신전 내부까지 뻗쳐 람세스 2세의 석상을 비추도록 설계됐다는 설이다. 이 신비로운 현상을 보기 위해 엄청난 수의 여행객이 몰린다고 하는데 글쎄, 믿거나 말거나이다.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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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심벨 신전 역시 아스완 댐 건설로 원래 있던 자리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수몰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코 주도로 전 세계 52개국이 기금을 모아 이전 작업을 벌였다. 무려 1042개의 조각으로 분리해 원래 있던 자리보다 65m 높은 지역으로 옮겼다. 세기의 해체‧복원 작업으로 아부심벨은 명성을 얻게 됐고, 이집트를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아부심벨 신전 바로 옆에는 네페르타리(Nefertari) 왕비를 위한 신전이 조성돼 있다. 뛰어난 미모로 람세스 2세가 가장 사랑한 왕비로 유명하다. 신전 외벽에 10m 높이의 석상 6개가 있는데, 이 중 4개가 람세스 2세를, 2개가 네페르타리 왕비를 표현한 것이다. 람세스 2세는 네페르타리 왕비가 죽은 후 그녀와 닮은 70여 명의 여성과 결혼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친딸을 왕비로 삼았다고 한다.

Hotel
나일 크루즈 Nile Cruise

고대 이집트의 유적뿐 아니라 현대 이집트인들의 생활은 대부분 나일 강을 따라 펼쳐져 있다. 따라서 나일 강을 따라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중에서도 크루즈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실제 이집트를 찾는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크루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행을 즐긴다. 2백 척 이상의 크루즈가 나일 강을 떠다니는데, 보통 중상류 지역인 룩소르와 아스완 사이를 운항한다.

배의 색깔은 제각각이지만, 크기나 구조는 비슷하다. 1층에 식당이 있고, 2~4층에는 객실과 상점이, 옥상에는 야외 식당과 작은 풀장이 있다. 겨울에는 쌀쌀한 강바람에 수영은 엄두도 못 내지만, 한여름에는 최고의 휴식 공간이 된다. 대부분의 식사는 뷔페식인데, 2번 정도는 미리 예약을 받아 4가지 코스 요리가 제공된다. 다만 술과 음료는 별도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기항지에서의 관광도 편리하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고, 특히 에드푸 신전을 갈 땐 무료로 제공되는 마차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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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일 크루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객실에서 보이는 풍경이다. 배가 움직이자 쉴 새 없이 바뀌는 나일강변의 경치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풍경화다. 10분 이상을 바라보고 있어도 지루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해질 무렵, 나일 강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물론, 아침 일찍 비상하는 열기구들의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이로 매리어트 호텔 (Cairo Marriott Hotel & Omar Khayyam Casino)

카이로 매리어트 호텔은 남다른 역사를 가졌다. 1896년부터 왕궁으로 쓰이던 건물을 호텔로 개조해 13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정문의 이슬람 문양 장식은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1층에는 고풍스런 샹들리에와 화려한 천장화가 일품인 3개의 홀이 있는데, 그 자체가 문화재여서 국가의 중요 행사에만 대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7개의 레스토랑, 바와 함께 1400개의 객실을 갖춘 꽤 큰 규모의 호텔이다. 객실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한데, 대부분의 방에서 나일 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내 중심부의 게지라 섬(Gezira Island)에 있으며, 기자 피라미드와 이집트 박물관 등과도 가깝다. 호텔 바로 옆에는 고급 스포츠클럽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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