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주는 ‘스타 2세’ ‘엄친딸’로 소문났지만 뭐든 한 번에 이룬 적이 없다.
겉으로는 화려한 삶이었지만, 그 속은 곪아 터진 상처투성이였다. 98점을 맞아도 혼내는 무서운 아버지 탓에 억지 공부로 전교 1등을 했다. 가정불화를 피해 13살에 영어 한마디 못하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매일 이불 속에서 울며 책을 통째로 외워가며 공부했지만 원하던 대학에서 탈락했다. 웰즐리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가까스로 MIT에 편입해 수학을 배웠다. 한국에 나와 취직하고 싶었지만, 교수가 되라는 아버지의 강요로 와튼 스쿨에 진학했다.
 
탈출구로 선 본 남자와의 결혼을 선택했고, 남편을 따라 여러 도시를 떠돌며 살다 ‘경단녀’가 되었다.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게 인생이었다. 친구 하나 없는 낯선 샌프란시스코에서 빈털터리 백수 이혼녀가 되었다.

같은 시기에 벌어진 부모님의 불화로 엄마 편을 들다가, 아빠에게 욕설과 협박을 받고 절연했다. 엄마와 동생을 부양하며 당장 먹고 사는 일이 절실했다. 유명인의 딸로 어려서부터 가십에 시달렸기에 ‘실패자’로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한국에 돌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서동주는 이 책에 담긴 아픔들, 그리고 차마 담지 못한 깊은 상처를 겪으며,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블로그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다시 공부도 시작했다. 변호사의 꿈을 이룬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생 2막, 아니 3막을 살고 있다.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독자는 "명언 맛집, 무서운 책인줄 알았는데 노트에 적어두고픈 띵언 가득한 감성 에세이였다. 그림도 너무 좋다"고 했다.

작가 서동주는 어려서부터 일기 쓰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일기장을 아무리 숨겨도 기어코 찾아내 읽고, 마음에 안 들면 혼내는 아빠 때문에 중단해야 했다.

엄마의 바람대로 피아노와 미술을 배웠지만, 수학이 좋아서 MIT 수학과에 편입했고, 아빠에게 독립하기 위해선 취업이 우선이라 와튼 스쿨에선 마케팅을 전공했다.

19년 만에 블로그에 다시 일기 쓰기를 시작하며 ‘꿈’을 꾸게 되었다. 마침내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다. 변호사의 꿈을 이룬 지금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