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발언에 국민들 호감도 상승&친문 끌어안기

[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이재명 대망론이 예사롭지 않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의원을 한자리 격차로 추격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지사의 여론 간파력과 추진력 등으로 인해 사이다 이재명이라는 호평을 받은 것이 상승세의 비결이다. 특히 여권 대권주자들이 줄줄이 치명상을 입었고, 이낙연 대세론을 견제할 인물이 이 지사라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또 당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친문세력 끌어안기에 나서는가 하면, 그의 행보를 본 야권에서는 이 지사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낙연 의원과 이 지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정계은퇴냐’, ‘대선행보를 할 수 있느냐여부를 판가름한다.

이해찬 대표와 이재명 지사, 뉴시스

- 경기도 내 친문 곳곳 포진...부산 친문핵심 A의원 이재강 평화부지사 추천?
- 통합당 등 야당에서도 제일 두려운 여당 후보는 이재명이라며 콕 찍기도

이재명 경기지사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과정에서 친형의 강제입원과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와 성남시장 재직시절 친형을 직권을 남용해 강제 입원시켰다는 혐의 등에 대해 대법원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지사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 경기도지사에서 물러나야 하고, 피선거권도 잃게 돼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이 지사는 몸을 낮추고 있다. 그는 대선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재선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주자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지사는 소위 대선주자 선호도라고 하는 것은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고 어느 순간에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신기루처럼 실체가 없다그 전에 여론조사 1위 했다가 사라진 사람이 한둘인가. 2위는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목이 날아가느냐 마느냐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사이다이재명, 영남권에서 상종가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로 구사일생한다면 여권 내에서 이낙연 대세론을 견제할 인물로는 이 지사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 의원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낙연 대항마는 이 지사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다.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대세론이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이 의원의 상승세가 꺾인 반면, 이 지사의 상승세는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일과 6~7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의원이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이 지사가 8.8%까지 좁혔다. 한달 전 같은 기관 조사 대비 이 의원의 지지율은 4.5% 떨어진 28.8%였고, 이 지사의 지지율은 5.5% 상승한 20%. 이 의원은 40(34.7%), 호남(58.0%), 자영업자(33.9%)들의 지지를 받았고, 이 지사는 30(35.0%)40(22.3%), 인천·경기(24.8%), 대구·경북(20.3%), 사무·전문직(25.7%), 학생(21.6%)들이 주로 지지했다.

또 경기도민들로부터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사의 경기도정에 대해 도민 10명 중 8명은 잘했다고 응답했고, 경기도가 28일 발표한 민선 72주년 도정 평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9%가 잘했다고 답한 반면 잘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는 12%였다.

경기도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그가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도 급상승한 비결은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말하는 화법과 추진력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정국에서 이 지사는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본부에 가서 신천지 측과 장시간 대치 끝에 신도 명단을 받아왔고, 배달 서비스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이 배달의 민족 수수료 개편에 나서자 이를 독과점 횡포로 규정하고 공개적인 비판을 하면서 대중적 이미지를 높였다. 이 지사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편성과 지역화폐 도입에도 발 빠르게 대처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영남권의 중요성은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정립된 호남+수도권 진보+영남권이라는 민주당 대선필승전략의 일환으로 영남후보론이 강조돼 왔다.

이와 관련, 영남 지역 한 인사는 민주당에서는 영남 출신인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듯이 이 의원은 호남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도 이 지사는 안동 출신으로 화끈한 스타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역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는 신공항 문제가 지역의 큰 이슈이나 부산출신의 문 대통령은 화끈하지 못하다보니 반사이익으로 이 지사가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의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이 호남출신이라는 약점이 있는 반면 이 지사는 영남권에서 나름대로 선전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민주당 대선 영남권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이어 이 지사 18.5%를 얻어 처음으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영남권에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친문과 교감하는 , 정의당부터 친문까지 영입

이 지사는 또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달리 열성적인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일찍부터 이러한 점이 대두되다 보니 친문진영에서는 이 지사를 경계하기도 한다. 강성 친문 지지지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인물이 이 지사다. 그런 면에서 친문과 이 지사의 관계 회복이 필수적이다. 친문과 교감하려는 물밑 움직임도 있다.

실제 이 지사는 4·15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친노무현계 이화영 평화부지사 자리에 대표적인 친문 인사 중 한명으로 분류되는 이재강 전 민주당 부산시당 비전위원장을 지난 4월 임명했다. 이 부지사를 추천한 인물이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친문인사인 C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측근도 경기도 내 요WLR에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의당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가 하면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국회에 입성시키려 하는 등 당내 입지도 다지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직을 두고 경쟁을 벌였던 전 정의당 이홍우 후보(현 노동복지나눔센터 대표)를 지난달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으로 임명했다. 당내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김영진(경기 수원병김병욱(경기 성남 분당을) 의원,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으로 활동한 이규민(경기 안성) 의원 등이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상도동계(김영삼 가신그룹), 동교동계(김대중 가신그룹)를 비롯해 친이, 친박 모두 정권을 잡기까지는 강력한 응집력을 보였지만, 정작 집권 후엔 세력이 분화됐다친문과 친노가 우리 정치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지금까지 어떤 정치세력도 리더가 억울하게 죽진 않았다. 그러면서 친노는 폐족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했다. 그게 친노, 친문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지금이야 친문 일색으로 진용이 짜여 있지만 이 구도가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제부터 대권 가도가 본격화되면 대선주자 중심으로 계파가 자연스럽게 분화될 전망이라며 친문세력이 이 지사에게 언제든지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한 인사 역시 여권 내에서는 이 지사가 강력한 대선주자라고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야권, “여권내강력한 대선주자이구동성 왜

그래서일까. 야권 인사들이 이 지사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 지사가 과거와 달리 수요가 줄어든 작금의 시대에 기존과 같은 공급역량 강화만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소득주도성장은 일시적이나마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경제회복 효과를 입증한 재난기본소득 정책만 보더라도 소득주도성장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하자 김무성 전 의원이 비판하고 나섰다.

야권 내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무성 전 의원은 경제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를 드러낸다대한민국에 엄청난 패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가 소득주도성장은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이라고 했더니 이재명 경기지사가 소득주도성장은 적확한 경제해법이라고 반박을 했다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보니 경제에 대한 무지, 경제 철학에 대한 빈곤, 경제 흐름에 대한 몰이해를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내고 그의 생각이 대한민국과 경기도에 엄청난 패악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기에 한마디 적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재명 경기지사는 소득주도성장이 정확한 경제해법이라고 하는데 정말 기가 막힌다그가 말한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한민국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오로지 집값만 뛰는 뒤틀어진 대한민국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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