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의 흡수 경로]

향유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서 불면증 환자가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졸음 때문에 고생하는 수험생의 정신을 각성시켜 집중을 돕기도 한다. 피부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치료하며 윤택이 있는 피부는 그것이 유지 되도록 돕는다. 

면역력을 증강시켜 여러가지 질병의 치료와 예방의 효과를 갖고 있는 향유가 인체에 흡수되는 경로는 후각신경을 통해 뇌를 자극하거나  호흡기를 통해 신체로 흡수되는 방법과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방법 세 가지다. 예전에는 피부마사지를 통한 방법이 향유의 흡수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었으나 최근 들어서 후각 신경 자극과 호흡기를 통한 흡입이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후각 신경 및 뇌 자극 

후각 신경을 통해 뇌로 직접 신호가 전달되는 것으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방법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경로다. 향유의 냄새를 맡고 0.3초 후면 뇌의 정서를 관장하는 중추, 기억 중추 그리고 호르몬을 조절하는 중추가 자극을 받아 인체에서는 각 향유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작용이 시작된다. 이처럼 작용이 빠른 이유는 인간의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활동을 관장하는 뇌의 변연계에 향유질의 영향력이 직접 전달되는 유일한 감각이 후각신경이기 때문이다. 청각, 시각, 미각, 촉각 등은 대뇌의 측두엽이나 다른 곳에 전달되었다가 변연계에 전달되기 때문에 변연계로 바로 전달되는 후각보다는 작용이 느리다. 

변연계는 호르몬 조절을 하는 시상하부를 포함하여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와 대상,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등으로 되어 있다. 인간의 감성, 본능, 쾌락, 수면 가성, 호르몬 조절 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각을 관장하고 있는 변연계를 고피질이라 부르는데, 동물의 고피질은 사람보다 훨씬 발달되어 있어 냄새, 소리 등에 사람보다 빠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 코의 점막은 약 천만 개의 냄새 분자에 반응한다. 이러한 후각은 후각엽이라는 대뇌에 가장 원초적인 부위에 인지되는 것이며 후각 끈을 통해서 후각엽은 변연계로 전기 화학 반응을 보내고 이것을 후각 대뇌피질로 전달한다.

후각세포를 통과한 향유 고유의 냄새가 전기 화학 신호로 바뀌어 전달된 정보는 뇌의 변연계에 전달된다. 변연계에 전달된 자극은 인간의 본능적인 활동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로 전달되고 이것은 다시 자율 신경계와 호르몬을 조절하는 뇌하수체로 전달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호르몬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냄새는 기억과 관련이 있다. 뒷산에서 뛰어놀면서 친구들과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풀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즐거워지게 만든다. 이 즐거운 마음은 엔도르핀의 분비량을 증가시키고 증가된 엔도르핀은 면역 기능을 높이지만 나쁜 냄새는 에피네프린의 양을 증가시켜 면역 기능을 저하시킨다. 

호흡 작용

향유는 휘발성 물질이다, 따라서 호흡하는 동안에 향유물질이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와 혈액을 타고 사람의 몸을 순화하면서 필요한 약리작용을 한다. 

예를 들면, 불면증 환자가 라벤더를 발향시켜 놓고 잠을 자면 라벤더의 향유 물질이 폐를 통해 들어와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면서 약리 작용을 하는 것이다. 약리작용이란 몸에 들어간 라벤더의 향유물질이 뇌시니경에 생화학 반응을 일으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자극하는 것으로 세로토닌의 증가는 항스트레스성 작용 및 항불안작용을 하기 때문에 마음이 안정되어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피부 흡수 

마늘 즙으로 발바닥을 마사지하고 난 후에 20분 후면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이처럼 향유는 피부를 통해 몸에 직접 흡수되어 작용한다. 이뿐만 아니라 향유는 피부세포 재생에도 치료 효과가 대단하다. 또한 마사지는 손의 터치에 의해 촉감센서가 뇌로 신호를 전달해 엔도로핀의 분비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몸 냄새의 미학

시베리아, 인디아, 보르네오 같은 곳에서 키스의 뜻은 냄새를 맡는다는 뜻과 동의어다. 사람의 얼굴 냄새를 맡는 것은 정서를 매우 유쾌하게 하는 것으로 얼굴이나 손의 냄새를 맡는 것은 세계 공통 관습의 형태로 전래되고 있다. 

인체에는 두 가지의 형태의 땀샘이 있다. 첫 번째는 피부 전체에 퍼져 있는 땀샘으로 사람의 체온 조절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는 아포크라인 그랜드라는 것으로 사춘기 이후에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의 털이 난 부위에 발달하는 땀샘으로 얼굴과 가슴에도 이러한 땀샘이 발견된다. 이러한 털이 난 부위에 발달하는 땀샘으로 얼굴과 가슴에도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분비기능은 뇌분비선과 연관되어 있으며 특히 정서 상태와 스트레스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시대 식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오프라스투스는 식물을 포함한 살아 있는 생물체는 다른 생명체가 지각하는 그들 자신의 특이한 냄새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도 하루에 5천 개의 피부세포가 죽어나가고 이 죽어나가는 피부세포는 바닥에 떨어져서 우리 냄새의 자취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2차 성징으로 나타나는 땀샘의 냄새를 결정하는 데는 섭취하는 음식 그리고 신진대사의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을 갖고 있다. 동물의 세계는 2차 성징으로 나타나는 땀샘인 2차 성징의 몸 냄새를 공장에서 제조한 인공적인 향으로 가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냄새와 성

냄새에 대한 성 반응을 동물에서 살펴보면 암컷의 질에서 분비되는 냄새는 강력한 효능을 갖고 있다. 포유류는 암컷의 질에서 나는 냄새가 강력한 최음제 역할을 한다, 수캐는 암캐의 소변이나 질에서 나는 냄새에 쉽게 발정하며 수컷의 냄새 역시 암컷의 성적인 사이클에 영행을 준다, 예를 들어, 생리 중인 여성의 질에서 분비되는 냄새는 곰을 유혹하기도 하기 때문에 숲으로 캠핑 갔을 때 곰의 습격을 받지 않으려면 이런 사실을 기억하고 조심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냄새를 원초적이고 불유쾌한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20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자연적인 냄새가 사람들 사이에서 즐거운 냄새로 인식된 시절이 있었다. 중세 시대에 영국의 청년들이 껍질을 벗긴 사과를 겨드랑이에 넣어서 땀이 촉촉하게 밴 사랑의 사과를 애인에게 선물로 주었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애인의  냄새는 성적인 흥분제로 인지가 되기도 한다. 냄새를 맡는데 지장이 있는 무취층 환자들은 심각한 성 기능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적 자료가 있다.

어머니와 아기의 향기 심리 

어머니와 아기 사이에는 냄새로 연결된 강력한 끈이 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처음 몇 시간 동안은 냄새로 어머니를 인식한다. 이러한 끈은 상당히 강렬한 것으로 어머니에게 여러 가지 냄새가 난다든가 여러 가지 향수를 쓰면 아기는 어머니의 냄새를 맡는 데 혼동이 와서 차후에 후각장애가 올 수도 있다. 

대략 아기는 열흘 정도 걸려 어머니의 젖가슴의 냄새를 완전히 감별해 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어머니와 아기 사이에 가까운 접촉은 어머니와 아기의 냄새를 서로 비슷하게 만든다고 한다. 남성이 성장해 배우자를 택할 때 어려서 어머니로부터 맡았던 냄새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여성을 택하게 된다는 연구보도도 있다. 

향의 문화적 의미

향의 문화 및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가지도 연구가 별로 없고 미비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으로 보면 몸에서 나는 냄새는 먹은 음식에 의해서 많이 좌우된다. 그래서 민족마다 먹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의 냄새에 관한 취향도 다른 것이다. 

또한 계속적으로 같은 냄새에 익숙해지면 그 냄새를 맡는 기능은 점점 무감각해진다. 예를 들면, 채식을 주로 하는 민족은 고기를 주로 먹는 민족들에게서 나는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고기를 주로 먹는 민족은 채식을 주로 먹는 민족에게서 나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자신들에게서 나는 냄새에는 전혀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냄새는 또한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몇 가지 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영국의 마이클 커크스미스라는 사람과 데이비드 부스라는 사람이 주로 연구를 하였는데 우리가 냄새에 대해서 좋고 나쁘게 느끼는 것은 어려서 자랄 때 사회적 관습과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국제의료향기치료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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