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 변호사는 지난 13일 MBN 방송에서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에 관련한 사항을 언급했다. [MBN 캡처]
노영희 변호사는 지난 13일 MBN 방송에서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에 관련한 사항을 언급했다. [MBN 캡처]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6·25 전쟁 영웅인 故 백선엽(100) 예비역 대장에 대해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는 발언을 한 법조인에 대해 법조계에서조차 "징계해야 한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인인 변호사에 대한 징계의 경우, 현행 변호사법 제91조(징계 사유) 제2항3에 따르면 '직무 내외를 막론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법조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회장 김태훈)은 16일 오후 일요서울에 "6.25 호국용사 모독은 변호사로서의 현저한 품위손상"이라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즉시 해당 변호사에 대해 변협징계위원회에 징계개시를 청구하여야 할 것"이라고 알렸다.

앞서 지난 13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노영희(사법연수원36기) 변호사는 이날 백 장군과 관련해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며 "저는 대전 현충원에도 묻히면 안된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이어 "저는 현실적으로 친일파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면서 "간도 특설대가 갖고 있는 의미가 뭔지 정확히 알고 있는지, 왜 친일 행적한 사람에 대해서 본인이 잘못했다는 것에 반성도 없는 사람에 대해 우리가 남의 묘까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변'은 이날 "사회자가 '우리 민족을 향해 총을 쐈던 6·25 전쟁이라는 부분을 수정할 의향이 없느냐'고 거듭 물었지만 노 변호사는 "6·25전쟁은 (우리 민족인) 북한하고 싸운 것 아닌가.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나"라고 했다"면서 "이는 기습남침을 감행한 북한 공산군을 향해 국군이 총을 쏜 것은 잘못이라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변'에 따르면 이는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언동이다. '한변'은 "국립현충원의 12만 전몰용사 대부분은 6·25 때 북한 공산군과 싸우다 전사한 호국용사들"이라며 "그때 총을 쏘지 않았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없고 국민 모두가 세계최악의 반인권 집단인 김씨 왕조의 노예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변'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들로서 이러한 일부 변호사의 품위손상을 개탄하고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는 바"라며 "변호사가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변호사법 제90조, 제91조 제2항 제3호).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즉시 해당 변호사에 대해 변협징계위원회에 징계개시를 청구하여야 할 것(변호사법 제97조)"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한변)' 로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한변)' 로고.

 



한편, 당시 패널로 자리했던 노 변호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 하차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문제가 됐던 노 변호사의 지난 13일 MBN 방송의 대화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진행자
- 네 이 변호사님!
 
노영희 변호사
- 저는 이해가 안됩니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친일파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문제가 생기다고 계속해서 얘기가 되어 왔는데, 본인이 좀 전에 나온 화면에서 보는 것 처럼 “비판 받아도 어쩔 수 없다. 동포에게 총을 겨누었다”라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저분이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 해서 현충원에 묻히냐, 저는 현실적으로 친일파가 더 나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상황에서 간도 특설대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뭔지 정확히 알고 있는지, 왜 친일행적한 사람에 대해서 본인이 잘못했다 라는 것에 반성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 대해 우리가 남의 묘까지 ... 지금 ... 해서 자리를 만들어서 현충원에 묻혀야 하냐, 저는 대전 현충원에도 사실 묻히면 안된다고 보거든요. 기본적으로.
 
진행자
- 흠... 예. 그런데 말씀 중에 우리 민족을 향해서 총을 쏘았던 6.25 전쟁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수정하실 의향이 없으십니까?
 
노영희 변호사
- 6.25 전쟁은 북한하고 싸운거 아닌가요?
 
진행자
- 그 전쟁을 우리 민족을 향해서 총을 쐈던 전쟁이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들릴 수 있어서...
 
노영희 변호사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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