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보다 어쩌다가 시민 운동가의 대부이자 인권변호사 출신인 그가 미투의 가해자가 됐느냐는 의문이다. 대한민국 ‘소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자리에 있는 박 시장이 무엇이 아쉽다고 여비서에게 못된 짓을 해 신고까지 당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진실은 가해자인 박 전 시장과 피해자인 여비서가 잘 알고 있을 것이지만 그중 한명이 없는 이상 한쪽의 진술과 증거만이 세상에 알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통상 남녀간에 발생한 일은 특히나 성이 관련된 경우 당사자를 제외한 제3자가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 두 인사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에는 더 그렇다. 하물며 당사자 중 한 명이 사라졌으니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이 비판 받는 지점이다. 진실은 사라지고 온갖 음모론과 루머, 추측만이 난무하고 일방적인 의혹과 비난까지 더해져 난장판이다. 여야 보혁으로 나뉘어 진영 간 남녀 간 세대 간 분열과 갈등으로 대한민국이 두 동강 날 판이다. 

특히 ‘도덕성’이 최대 무기인 범진보 진영의 경우 박 전 시장의 개인적인 인연과 업적을 들어 그를 애도하고 감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전 시장의 미투 관련 질문에 ‘후레자식’이라고 당대표라는 사람이 반응할 정도다. 한 마디로 자신과 친한 사람이 죽었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이라고 해도 국민들의 알 권리를 대신해 묻는 기자에게 집권여당 당대표가 던질 말은 아니다. 사회 정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막말이다. 

마지못해 이 대표는 사과했지만 이미 자신의 본심을 노출시킨 다음이다. 진정성이 묻어날 리 없다. 국민들이 궁금한 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심플하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전 시장까지 여성을 바라보는 진보진영의 시각이 왜 이렇게 삐뚤어졌느냐, 대응도 자살 아니면 변명으로 3류급이냐는 것이다. 그 중 두 명은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는 유력한 대권 주자였다. 

‘이순신 전문가’ 박종평 씨는 이렇게 일갈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사를 보면 절대 권력자는 외롭고 고독한 자리로 매일 부서별 올라오는 보고서 결재하랴 사람 만나랴 임기 내내 일하다 보낸다. 그래서 권력과 금력을 갖춘 절대 권력자들이 욕망의 배출구로 마지막에 찾는 게 젊은 여자인데 그렇게 망한 권력자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게 역사의 증언이라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은 그렇다치고 여비서가 왜 초기에 강하게 거절을 하든지 아니면 경찰에 신고를 진작에 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언어적인 세대 차이”를 들었다. 60대와 2~30대의  성 관련 표현이 매치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하는 여성은 생소한 성적 농담과 행위에 처음에는 당혹스럽고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언어적 신체적 성유희를 이해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지나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돼 결국 사정기관이나 여성단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박종평 씨는 피해자 관련 “여자들은 말을 잘 안 한다. 피해를 입은 남자의 경우 세를 규합해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절대 권력자들의 희생양으로 전락한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3명의 충격적인 행태는 이미 과거 동서양을 막론하고 절대 권력자들의 말로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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