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행 야간 주행 300km, 장대비 속 성능 발휘

현대차 그랜저IG가 산행 주행에서도 탁월한 드라이빙을 뽐냈다. [이창환 기자]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IG가 산행 주행에서도 탁월한 드라이빙을 뽐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지난 13일 장마 시작을 알리는 장대비와 함께 강원도를 향한 야간 주행을 시작했다. 퇴근길에 비까지 겹치면서 서울 시내 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었다. 저녁 7시, 목적지는 강원도 강릉. 차량 성능을 제대로 확인하겠다는 아마추어적인 각오로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뒤로하고 굳이 국도와 지방도로를 택했다. 현대자동차의 더 뉴 그랜저 IG 가솔린 엔진은 멀리서 느껴지는 중후한 음을 내며 도로를 차고 나갔다. 

완전히 달라진 풀 체인지 급의 ‘페이스 리프트’
드라이버의 부담 감소, 2단계 자율주행 ‘체험’

 

도심을 벗어날 때까지 낯선 차를 끌고 복잡한 빗속 도로를 주행하는 것은 20년이 넘도록 운전을 했어도 쉽지 않았다. 좌·우회전 방향지시등을 켜면서 익숙하지 않은 계기판의 모니터 화면에 적잖이 당황했다. 좌측 후면 사각지대를 카메라로 촬영해 운전자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도심을 빠져나갈 때 쯤 몇몇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속도를 올렸다.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부터는 도로나 그 주변으로는 차량도 인적도 없었다. 비 내리는 월요일 밤, 낯선 길에도 내비게이션은 실시간으로 열심히 안내를 했다. 도로 앞뒤나 반대편 차선으로도 차량이 보이지 않음을 확인하고, 주행보조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차량 속도는 80에 맞추고 차선 이탈 방지와 주행보조 장치가 함께 작동을 시작했다. 

밤길, 빗길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차량은 차선을 잘 맞춰 주행을 시작했고 한참을 핸들에 손만 걸친 채 달렸다. 실험적인 오기가 발동하며 손을 천천히 뗐다. 모든 기능을 직접 컨트롤해야 하는 차량을 소유한 입장에서 핸들이 혼자서 움직이는 모습은 신기했지만 조금 두렵기도 했다. 몇 초 뒤 계기판에는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나타나 다시 손을 걸쳤다. 

자율주행 [이창환 기자]
더 뉴 그랜저 IG 자율주행 [이창환 기자]

직접 핸들을 움직여 주행하는 자동차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국도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면서도 대부분 등반하는 코스이기에 차량은 적절히 가속과 제동을 번갈아가며 속도를 유지했다. 손과 시야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라디오 주파수와 음악을 선택할 수 있었다. 출발할 때 배터리가 채 반도 남지 않았었는데 버튼식 기어 옆 수납공간에 들어있던 핸드폰이 100% 완충됐음을 보이고 있었다. 

수납공간이 있어서 던져뒀는데 내부 무선급속 충전이 드라이버가 운전에 집중하는 동안 잊어버린 충전을 수행했다. 옆에는 케이블 연결이 가능한 USB 급속충전과 음악이나 사진파일 등을 읽어 들이는 USB 접속구가 있었다. 

빗속에 젖은 몸을 통풍시트로 말리면서 에어컨은 21℃로 설정해 둔 채 주행이 이어졌음에도 평균 연비가 리터당 13km까지 나왔다. 연료는 절약할 만큼 했으니 조금 욕심을 내고 수동 주행을 시작했다. 

빗속 어두운 오르막길에서 가속 패달을 밟자 힘들이지 않고 150km를 넘겼다. 고속 상태에서도 떨림이나 풍절음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젖은 도로지만 브레이크는 밀림 없이 잘 들었고, 핸들은 탄탄했다.

밤 10시 쯤 강원도 원주시를 지나는 길에 저녁식사 거리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들렀다. 주차를 하면서 다시 한 번 낯선 화면을 만났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은 차량 앞뒤 화면과 차량 지붕에서 내려다보는듯한 영상으로 주차를 도왔다. 주차 후, 다시 출발할 때도 주차 장소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을 다시 한 번 더 영상으로 안내했다.

주행보자 [이창환 기자]
더 뉴 그랜저 IG 주행보조 [이창환 기자]

2단계 자율 주행 vs 영화 속 무인자동차 

그새 빗줄기가 조금 약해졌다. 지방도로를 타면서 앞서가는 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고 다시 2단계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앞차가 빨간불에 정차하자 함께 정차했다가 초록불이 들어오면서 동시에 출발을 하면서 설정한 속도까지 올라갔다. 영화에서 보던 자율주행만큼은 아니지만, 어릴 적 상상속의 자동차를 충분히 체험한 기분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원 주변에 숙소를 마련하고 첫날 주행을 마무리했다. 

이틑 날, 날이 밝으면서 오대산 자락을 따라 해발 1000m 고지가 있는 진고개를 넘어가는 길을 택했다. 비는 전날보다 더 내리고 간간히 나타나는 안개는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만큼 자욱했다. 차선이탈 방지 및 주행보조 기능을 켜두고 가속과 제동을 직접 하기로 했다. 

와이퍼의 작동은 나쁘지 않았지만 자동(Auto)으로 센서가 비를 인식해 작동하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작은 빗방울에도 과하게 움직이는 와이퍼에 자동 기능은 접어 두고 수동으로 작동시켰다. 

젖은 도로였지만 곡선 주행에도 흔들림이 없었고, 정확하게 차선을 지키며 재빨랐다. 진고개를 넘어 강릉에 도착하기까지 어지러울 만큼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오면서 차량의 묵직함과 핸들의 기민성을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를 택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모든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켜 두고 앞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달렸다. 핸들링에서는 수입차의 묵직하면서도 강한 면과 국산 차량의 정확성과 기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멀리서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면서 화요일 저녁 퇴근길에 접어들었다. 올림픽 도로에서 다시 한 번 80km에 속도를 맞추고, 음악은 리사 보루드(Lisa Borud)의 ‘Talking about us’을 켰다. 귀가 길은 2단계 자율주행으로 마무리했다. 

주차지원 [이창환 기자]
더 뉴 그랜저 IG 주차지원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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