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 등을 위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 설립을 밝혔다. [이창환 기자]
산업은행이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 등을 위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 설립을 밝혔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정부는 지난 5월20일 한국은행, 산업은행 등과 함께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논의를 거쳤다. 이와 관련 10조 원 규모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설립방안’을 발표하고 정책적 공조 체계 구축을 준비했다. 

1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그간 유관기관들은 해당 매입기구의 운영·투자 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마무리했고, 지난 14일자로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이하 SPV)’를 공식 출범시켰다.

SPV는 정부 재정-중앙은행-정책금융기관이 공조해 새로운 위기대응협업 모델을 마련한 것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산업은행은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8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SPV 출범을 위한 자회사 설립 승인을 의결했으며, 14일자로 SPV의 법인 설립등기도 완료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법 제80조에 따라 SPV에 대한 대출 8조 원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주 중 1차 재원 조성과 회사채 및 CP 매입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SPV 재원은 우선 3조 원 규모(출자 1조 원 + 대출 2조 원)로 조성 예정이며, 나머지 7조 원은 capital call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SPV는 오는 24일부터 산은이 시장안정 차원에서 선매입(5월20일~7월13일)해 온 비우량채를 포함한 회사채와 CP 등을 매입할 계획이다.

SPV의 매입대상 조건은 앞서 발표한 설립 방안에 따라, 신용등급별로는 투자 등급인 비금융회사 발행물을 모두 포함하도록 하되, 비우량채(A~BBB등급) 위주로 매입할 예정이다.

매입가격은 SPV가 시장의 투자수요를 구축하지 않고 기업들의 시장조달 노력을 유도하도록 시장금리보다 낮지 않은 적정 금리수준으로 설정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SPV가 본격 가동될 경우, 최근 회사채시장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저신용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채권시장안정펀드, P-CBO,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시장안정 장치 간 연계지원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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