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전설’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올해 안에 베트남 야구협회 설립, 국가대표 선발 계획”

이만수 전 감독 [뉴시스]
이만수 전 감독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야구의 전설’ 이만수 전 SK 감독이 한국 야구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속 우수한 대응·관리 능력으로 세계에 K방역을 수출하고 있다면 이 전 감독은 K야구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헐크재단 이사장, 한국야구위원회 부위원장, 라오J브라더스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전 감독, 그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일까.


“군대-야구, 여러모로 흡사한 점 많아”


지난달 5일 이만수 전 감독에게 장문의 문자가 왔다. 육군사관학교 야구단 총감독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육사 안에 야구팀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수년 전 철원에서 만나 알게 된 정진경 육사 학교장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육사 야구단 총감독으로 위촉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와 스포츠는 특히 야구는 명령에 의해 생과 사가 결정되는 유사점을 갖고 있다. 지휘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군인과 감독의 싸인에 맞게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여러모로 흡사한 점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휘관의 명령에 불복종하면 그 전쟁에서는 패할 수밖에 없고 감독의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경기에 패할 수밖에 없다”며 “때로는 내가 희생해야 전우가 살고 팀이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종목 중 유일하게 희생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야구는 군인정신과 매우 닮았다”라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세월이 흐르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현재 군대도 많이 달라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병사들에게 희생을 교육하고 이끌어 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 돼 버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야구를 지도하게 되면서 패기 넘치는 젊은 생도들의 우렁찬 함성과 함께 야구 5대 정신(희생, 배려, 협동, 인내, 예의)을 외치며 야구를 통한 배움을 시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야구를 통해 희생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교육한다면 군인에게 있어서 가장 귀한 숭고한 정신을 불어넣게 되는 것이다”라며 총감독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과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 브라더스' 선수들 [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과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 브라더스' 선수들 [헐크파운데이션]

 

“라오스에서 꿈 같은 일 벌어졌다“


현역 생활을 마감한 이 전 감독의 행보는 많은 야구인들은 물론 국민들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6년 전 야구를 전하러 라오스행을 선택한 그의 도전 정신은 커다란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감독은 라오스에서 라오스 최초의 야구산 라오J브라더스 구단주를 맡으며 라오스 야구 발전에 매진했다. 그 결과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으로서 야구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에는 라오스 통룬 총리 명의의 훈장을, 2018년에는 분냥 대통령 명의의 표창과 훈장을 받았다.

2018년에는 라오스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라오스의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었다.

이 전 감독은 지나달 22일 보낸 문자를 통해 “라오스에 건너간 지 어느덧 6년째가 됐다. 지난 6년 동안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 이루어지기 어려워 보이던 라오스 야구협회 설립과 야구국가대표를 만들어 아시안게임에 참석도 하는 꿈 같은 일이 이루어졌다”라고 소회했다.

이어 “또한 십 년 이후에나 첫 삽을 뜰 수 있을까. 기대하던 야구장이 드디어 5년 만에 라오스 최초로 건립이 되었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성원과 사랑으로 동남아 여러 국가 중에서 라오스가 가장 빠르게 야구가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야구 중심 국가가 되어 이웃 나라로 야구를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며 나 역시 그 일을 위해 동남아 여러 나라의 야구 발전 현황을 챙겨보고 있는 중이다”라고 부연했다.

지난 2018년 라오스 대통령 표창과 훈장을 수여받은 이만수 전 감독 [뉴시스]
지난 2018년 라오스 대통령 표창과 훈장을 수여받은 이만수 전 감독 [뉴시스]

 

“올해부터는 베트남에 재능 기부 계획“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한 이 전 감독에게는 또 다른 계획이 있다. 라오스에 이어 베트남에도 야구를 전파하는 것이다.

이 전 감독은 지난 8일 기자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올해부터는 야구를 많이 접해 보지 못한 베트남을 위해 재능기부 할 계획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작년 12월 말부터 이장형 선생(베트남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현재 체육교사 재직중에 있음 )과 많은 준비를 해 왔다”며 “올해 안에 저의 목표는 베트남 야구협회 설립과 베트남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 모집 그리고 야구장 부지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야구장 지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조금 늦어질 것 같다. 그러나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곧바로 베트남에 들어가 가장 먼저 베트남 국가대표 선발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열정을 갖고 자기 일처럼 할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말부터 계획하고 있었지만 과연 베트남 야구도 라오스처럼 가능할까.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희망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며 “저의 꿈은 인도차이나반도 다섯 나라(라오스 , 베트남 , 태국 , 캄보디아 , 미얀마 )에 야구를 보급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라오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감독은 베트남에서 야구를 가르치고 있는 이장형 선생에 대해 부연설명을 했다.

그는 “이장형 선생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하노이 한국국제학교에서 체육교사와 야구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이장형 선생은 베트남 야구를 이끌어 갈 구상과 또 앞으로 있을 베트남 야구협회와 국가대표 야구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 인사 및 관계자들과 날마다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야구협회는 이미 스포츠 총국장으로 재직 중인 짠 득 판(Tran duc Phan)을 야구협회장으로 선출했다. 이와 더불어 협회 관련 임원들을 추가로 선임하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은 올해 야구협회 창설과 효율적 운영, 야구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대표팀을 운영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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