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청장 전용 골프연습장 의혹도…병무청 관계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

강원영동병무지청.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강원영동병무지청.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18일 일요서울에 한 제보가 들어왔다. 강원영동병무지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는 A씨의 제보다. A씨는 강원영동병무지청의 비인격적 처우에 대해 고발한다고 밝혔다.

강원영동병무지청 내 사회복무요원 대기실은 냉난방 시설조차 없는 반면, 청 내에 지청장 전용 골프연습실이 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러나 병무청의 입장은 달랐다. 건물 자체가 협소하고, 노후화돼 직원 휴게실도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 사회복무요원 대기실을 좋은 환경으로 옮겼으며, 골프연습장도 지청장 전용이 아닌 직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자신이 강원영동병무지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가 현재는 소집해제자라고 밝힌 A씨는 일요서울에 “공익 대기실은 에어컨이나 히터 시설이 전혀 없는 지하실에 있다. 지하실에는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다”면서 “여름철에는 습하고, 곰팡이 냄새가 난다. 겨울철에는 정말 춥다. 건강한 사람도 병 걸릴 것 같다. 자기 자식이라면 이런 곳에 대기하라고 두겠는가. 죄수들의 감옥도 이런 환경이 아닐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사회복무요원 근무 환경은 악조건이지만, 청 내에 지청장 전용 골프연습실이 있다며 분개했다. 그는 “사회복무요원 처우가 이런 상황인데, 청 내에는 청장 전용 골프연습실이 있다. 연습실은 평소에 잠가 놓아서 누구도 이용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역 복무를 못해서 자괴감이 드는데 이런 대우를 받으니 정말 너무 힘들고 근무 의욕이 떨어진다”며 “나는 소집해제됐지만 후배들을 위해 제보해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무청의 입장은 달랐다. 병무청 부대변인은 일요서울에 “사실 강원영동청이 협소해서 임신한 여직원이 이용할 수 있는 수유실, 직원 휴게실도 없는 상태다. 이전에 사회복무요원들 휴게실 하나를 지하에 마련해 놨었다. 그러나 중앙 냉난방식이다 보니까 개별 냉난방 시설은 없었다”면서 “열악한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지은 지 20년이 넘는 건물이다. 지을 때는 괜찮았는데…개별적으로 냉난방을 해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병역판정검사 기간이 끝나고 5월경 사회복무요원들 휴게실을 옆에 별관 2층 밝은 곳으로 옮겼다. 복지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제보자 A씨에게 받은 청 내 골프연습장 모습. [사진=A씨 제공]
제보자 A씨에게 받은 청 내 골프연습장 모습. [사진=A씨 제공]

지청장 전용 골프연습장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하에 직원 복지 차원에서 마련한 골프연습장과 탁구장이 있다. 골프연습장은 마련한지 10여 년이 넘었다. 청장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솔직히 만들어놨지만 골프 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점심시간에는 누구든지 다 들어가서 쓸 수 있다. 사회복무요원들도 할 수 있다. 뭐라고 안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복무요원, 직원 등이 고충을 토로한 적이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옮긴 사회복무요원 휴게실은 별도 건물이기 때문에 개별 냉난방이 된다. 실은 요즘 임신한 여직원들 수유실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다 해줘야 하지 않은가. 그러나 좀 좁다 보니까 그런 부분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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