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이어 與 최고위원 선거 두 번째 출마 선언
지지율 급락에 "인국공, 박원순 등에 모호한 태도"
"민주당 공정 잃고 내로남불식 태도 국민들 실망"
"반대세력 비판하며 우리 편에만 무죄 추정 원칙"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19.[뉴시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19.[뉴시스]

 

[일요서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인천국제공항 사태부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까지 여권발(發) 논란에 대한 반성문을 써내려갔다.

평등와 공정, 정의 등의 가치를 품은 '민주당다운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게 이 의원이 내놓은 출마의 변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8·29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17일 이재정 의원에 이은 두 번째 출마 선언이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이 큰 의석을 주신 것이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잘해서였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야당이 못해서였을 것"이라며 176석 거여(巨與)의 자만을 경계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계신다. 대통령 지지도는 총선 3개월 만에 부정평가가 앞섰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로 격차를 좁혔다"며 최근 여권을 덮친 지지율 급락 사태를 화두로 던졌다.

그러면서 "인천국제공항 사태에 대한 청년층의 분노에 대해 '조중동류의 가짜뉴스 때문'이라거나 부동산 문제, 특히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의 다주택 소유에 대한 당의 대처,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 고발 사건에 대한 당의 모호한 태도 등이 원인이었다"고 뼈 아픈 진단을 냈다.

이 의원은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을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언급한 뒤 "그러나 인천공항 사태로 기회의 평등은 흔들렸다. 정의기억연대 사태로 무엇이 정의인지 의문을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가진 최고의 가치였던 공정이 흔들렸다. 민주당에 실망하는 국민은 공정함을 잃은 것에 대한 실망이었고 내로남불식 태도 때문이었다"고 반성했다.

이어 "지금 우리 민주당이 자성해야 할 지점은 바로 '민주'라는 단어에 있다. 제 가슴을 떨리게 하고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단어, 민주가 다시 생동하게 해야 한다. 민주당이 민주당다워져야 한다"며 "민주의 또 다른 이름인 평등과 공정, 정의의 이름을 다시 붙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사랑했던 노무현 정부를 기억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국민들은 많았지만 우리는 정권을 잃었다"며 "무능, 태만, 혼란은 열린우리당을 뒤흔든 3대 키워드였고 결국 사랑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잃게 되는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무능이 아닌 유능, 태만이 아닌 성실, 혼란이 아닌 정제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당의 모습"이라며 "저는 거기에 하나만 더 하겠다. 컵밥과 높은 등록금, 고시원, 그 속에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종종걸음을 걷는 우리 청년들에게 불공정이 아닌 공정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19.[뉴시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19.[뉴시스]

 

아울러 "기업하기 좋은 나라, 노동이 행복한 나라가 이원욱이 바라는 나라다. 진영논리로 국회가 싸움 속에 있을 때 4차 산업혁명의 성공도, 코로나19 극복도, 대한민국의 미래 건설도 힘들어질 것"이라며 "소통의 달인 이원욱이 여야 의원을 모아서 사회적 대타협의 성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시장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해 당이 모호한 입장을 취했던 것과 관련해 "무죄추정의 원칙은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문제는 여태까지 우리와 반대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왔던 것인가"라며 "무죄추정 원칙으로 얘기하지 말고 사법적 판단으로 얘기하자고 해왔느냐.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가 민주당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적 반대 세력의 잘못이 있었을 때는 굉장히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런데 민주당과 함께 하는 세력이라고 그것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기다려야 하는 것은 내로남불의 태도 아니겠냐"며 "3040과 젊은 여성들이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데 박 시장 관련 '피해 호소인' 문제나 무죄추정 원칙, 사자명예훼손 등 당의 내로남불식 태도로 떠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국민들의 마음이 멀어져 가는 가장 큰 문제는 역설적이게도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공정과 평등의 가치를 보고 문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것이 핵심이라고 보여진다"며 "다주택자 문제, 인천공항 사태 등에 대해서 애초 약속했던 것들이라면 반드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핵심 아니겠냐"고 했다.

차기 당 대표는 어떤 인물이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에 흐트러진 민심을 잘 끌어올리고 새롭게 공정함의 가치를 잘 만들어갈 분이 차기 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며 "지금 언론에 나오고 있는 분들은 모두 다 그런 가치를 잘 가져갈 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의 후보 공천 여부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어떤 것이 공정인지, 내로남불은 하지 않는 자세와 태도로 새로운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19대 국회를 시작으로 경기 화성시을에서 3선 의원을 지내고 있다. 지난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뒤 이듬해 당직자 공채에 합격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전략기획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노무현재단 기획위원도 맡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캠프 대변인을 맡아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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