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등 관련 '특별감찰관' 구상…"민주당판 공수처"
서울·부산 재보선 공천 여부 "당 안팎 의견 듣고 결정"
"김부겸·이재명 연대설? 출마자로서 언급 현명치 않아"
"그린벨트 손대기 신중해야…다른 방법 쓰는 게 좋아"
봉하 찾아 盧 전 대통령 묘역 참배·권양숙 여사 접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4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대표 후보자등록을 하고 있다. 2020.07.20.[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4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대표 후보자등록을 하고 있다. 2020.07.20.[뉴시스]

 

[일요서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당이 국난 극복과 도덕성 회복 등의 과제에 직면해 있지 않느냐"며 "그런 것을 책임 있게 해결하는 집권여당, 특히 거대 여당다운 모습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 직면한 문제를 책임 있게 해결하는 책임정당,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등 최근 당내에 불거진 성비위 사건 등과 관련해 '특별감찰관 제도' 등의 감찰 기구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 의원은 "민주당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라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 (계획이) 구체화될 거다. 여러 부정과 성비위를 포함한 비리 문제를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규율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 문제에 대한 당의 대처가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당이나 정부에 대해 극도로 언급을 자제해왔다는 것을 이해하실 것"이라면서 "다른 정치인들이라면 자유롭게 말씀해도 괜찮지만 전 조금 더 조심스러운 게 있다. (당의) 대처가 좀 굼뜨고 둔감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문제와 관련해선 "집권여당으로서 어떤 길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 당 안팎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결론을 미리 특정인이 말하는 건 옳은 자세가 아니다. 민주정당에서 한 사람이 미리 결론을 내리는 건 옳지 않다. 큰 방향에서 집권여당으로써 책임 있는 자세가 어떤 길인지 당 내외의 지혜를 여쭙겠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당헌은 자당에 재·보궐 선거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후보를 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헌 개정 필요성 언급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당연히 그런 문제까지 함꼐 지혜를 여쭤야 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권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 선고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대설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선거는 어떤 선거든지 수많은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라며 "거기에 대해 일일이 말하는 건 선거에 출마한 사람으로서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을 아꼈다.

 

당대표 후보 등록을 앞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을 하고 있다. 2020.07.20.[뉴시스]
당대표 후보 등록을 앞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을 하고 있다. 2020.07.20.[뉴시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당정청에서 엇박자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건 정부·여당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구난방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건 시장에 혼란을 준다. 그건 책임 있는 처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서는 "그린벨트를 손대는 건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며 "손대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은) 수요가 많이 몰리는 곳에 공급이 늘리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 공실 활용이나 도심용적률 완화를 포함한 고밀도 개발로도 안 되면 근린생활지역이나 준주거지역 활용을 검토하고, 상업지구 내에서 주거용 건물의 건축을 좀 더 유용하게 허용하는 방안을 먼저 살피는 게 도리"라며 "현 단계에서 그린벨트 논쟁을 먼저 하는 건 현명하지도 않고, 책임있는 처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나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앞으로 후보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롭게 제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선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고, 제 위치가 특별해 다른 정치인들보다는 조금 더 조심스러움이 있다. 그게 제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해왔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께서 이해하시리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이 의원은 '국난극복 희망정당 이낙연의 7대 약속'을 통해 ▲민주정부 4기를 준비하는 책임정당 ▲코로나 국난 극복하고 민생해결하는 유능한 정당 ▲공정사회 및 국민안심사회를 이끄는 든든한 정당 ▲대한민국 100년을 준비하는 미래정당 ▲국민을 섬기고 당원과 소통하는 겸손한 정당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분권정당 ▲한반도 평화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평화정당 등을 약속했다.

후보 등록에 앞서 이 이원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이 의원은 현충원 방명록에 '모든 힘을 다해 국난을 극복하겠습니다. 호국영령들이시여, 도와주소서'라고 적었다.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권 여사 접견 선물로 노 전 대통령이 퇴임식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간 날 봉하마을에서 주민들과 나눠마신 대강막걸리를 준비했다. 대강막걸리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식 만찬주로 쓰이기도 했다. 봉하마을 사저에도 수차례 배달될 만큼 노 전 대통령의 사랑을 받았던 술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이뤄진다. 김부겸 전 의원은 대리인을 통해 이날 오전 등록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막판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이 출마하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3파전으로 치러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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