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풀고 금의환향…"이해찬에 감사 인사"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재보선 무공천 등 의제 선점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이낙연과 4.6%포인트 차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7.20.[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7.20.[뉴시스]

 

[일요서울]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치적 목소리를 키우며 대권 보폭을 한층 더 넓히고 있다.

이 지사는 20일 당원권 회복 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당무위원회에 참석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뒤 당원권 정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사법 족쇄'를 풀고 당에 금의환향한 이 지사는 이날 당무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자진반납했던 당원권이 다시 회복된 뒤 첫 당 내 회의여서 오늘 일부러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해찬 대표와도 짧게 면담을 가졌다. 이 지사는 "(이 대표께서) 격려해주셨고 제가 감사 말씀을 드렸다"며 "이 대표께서 어려운 시기에 민주당을 잘 이끌어오셨고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제가 감사인사를 드렸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특유의 '사이다' '불도저' 스타일로 현안을 언급하는 데도 거침이 없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나 내년 4월 치러질 재·보궐 선거 무공천 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기본소득 등 논쟁적 의제를 선점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 지사는 부동산 문제에도 부동산 백지신탁 등 선제적으로 이슈를 던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도 "사상 최대 로또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하며 선명성을 부각했다.

이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발 광풍이 불던 시대에도 이건(그린벨트) 정말 잘 지켜왔다"며 "그린벨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또 설명할 필요가 없고, 공급정책 중에서도 신축 공급보다는 사실 신도시로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남 핵심 요지에 그린벨트를 훼손해 아파트를 공급하면 (주변과) 가격 차가 너무 커서 사상 최대 로또가 될 것"이라며 "전국이 다 들썩거리게 될 거다. 서울에 분양 자격이 있는 수도권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총동원해 청약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감한 사안으로 다른 이들이 언급을 꺼리는 4월 재·보궐 선거 무공천 문제에도 민주당이 당헌에 따라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민주당 당헌은 자당의 귀책사유로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될 경우 무공천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지사는 CBS 라디오에서 "우리가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에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놨지 않느냐"며 "그러면 지켜야 한다. 이런 상황을 상상 못했다. 그렇다고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얼마에 팔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가격이 폭등해 누가 2배로 준다고 해도 그냥 옛날에 계약한 대로 판다.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 정치는 어떻느냐. 안 믿지 않느냐. 또 거짓말하는구나 (한다)"고 비난했다.

여의도와의 접촉면도 늘리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민간병원에도 수술실 폐쇄회로(CC)TV 도입을 의무화해달라고 요청했다.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2020년 7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3%로 1위에 올랐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18.7%로 뒤를 이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뉴시스]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2020년 7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3%로 1위에 올랐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18.7%로 뒤를 이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뉴시스]

 

대권가도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 지사의 대권주자 지지도는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1위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날 나온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 지사는 18.7%로 2위를 차지했다. (20일 리얼미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 의원과의 격차는 4.6%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다.

대법원 판결로 사법 족쇄를 푼 만큼 당분간 이 지사의 지지도는 상승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지사와 이 의원 간 양강구도가 확립될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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