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07.18.[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3개월 만에 공개 브리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애국심'을 거론하며 마스크 착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서 생중계된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역별 코로나19 확산 차이를 거론, "불운하게도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수도 있다"라며 "말하고 싶진 않은 일이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 전역을 본다면 그게 우리가 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모든 이에게 요청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을 땐 마스크를 써라"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악화하자 마스크 공개 착용을 거부하던 기존 모습과 달리 직접 착용 사진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마스크를 좋아하든 아니든, (마스크 착용은) 영향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애국심을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어쩌면 그게 (마스크 착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일반적인 코로나19 예방책인 손 씻기와 위생 수칙 준수 등도 거론됐다.

그러나 그는 이날 회견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에 관한 지적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며 "바로 여기 마스크를 갖고 있다. 이걸 갖고 다닌다"라며 "나는 기꺼이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 차원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발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들을 100% 지원하고 있다. 그들은 필요한 모든 것을 얻는다"라고 주장했다. 호흡 장치와 가운 등 물품이 필요한 만큼 제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전 정부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필요한 물품이 모두 제공되는 상황은) '텅 빈 찬장'을 물려받은 상황과 매우 큰 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내 코로나19 치명률에 대해서는 "질병을 어떻게 치료할지 익히고 위험성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미국 내 치명률을 대단히 낮출 수 있었다"라고 했다. 또 "우리에겐 이미 심각성을 줄일 몇몇 치료법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5월께 점차 확산 '안정'이라는 자평이 나왔었다. 그러나 주요 주가 경제 재개방에 나서고 미 전역에서 이른바 '플로이드 시위'가 벌어진 이후 6월 중순을 기점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됐다.

특히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저지 등 민주당 주지사 취임 주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3월 확산과 달리 6월 이후 확산은 플로리다, 텍사스 등 주로 공화당 주지사가 취임한 남부 지역에서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기존 공개된 자리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난 11일 월터 리드 국립 군의료센터 방문 현장에서 처음으로 마스크를 공개 착용했고, 지난 20일엔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을 때 마스크 착용이 애국"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바뀐 태도를 겨냥한 질문도 나왔다. 특히 계속해서 코로나19 낙관론을 피력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 악화'를 거론한 데 대해 '몇 달간 바이러스가 사라질 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을 지적하는 해당 질문엔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며 "주지사들이 나와 함께 일하고 있고, 나는 주지사들과 일하고 있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그는 "전적으로 내게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어느 날 바이러스가 유입됐고, 나는 국경을 닫았다"라고 발언, 자신이 적절한 대응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거론, "사실 파우치 소장은 내가 국경을 닫았을 때 우리가 수만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라며 "누구도 그런 일을 하길 원치 않았지만, 나는 그러길 원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국경을 폐쇄했다. 우리는 (여행) 금지를 내렸다"라며 "우리는 심각하게 감염된 중국으로부터 사람들이 유입되길 원치 않았다. (그리고) 정말 짧은 시간 이후 나는 유럽으로부터도 국경을 닫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을 겨냥, "그런 일이 일어난 건 애석하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라며 "중국이 이를 멈췄어야 한다"라고 재차 중국 책임론을 펼쳤다. 그는 코로나19를 "중국 밖으로 나오지 못했어야 할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질병"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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