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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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이 베일을 벗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정우성, 곽도원이 ‘강철비’(2017)에 이어 ‘강철비2’로 다시 뭉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심축을 이루는 배우들과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문제의식 공유, 북한 내 쿠데타 발생으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설정은 ‘강철비’와 같지만 ‘강철비2’를 단순히 후속편이라고만 정의하기는 난해하다. 이어지지 않는 스토리와 ‘강철비’에서 남과 북을 대표하던 정우성, 곽도원이 진영을 바꿔 전혀 다른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전작을 본 관객들에게는 다소 헷갈릴 수 있는 설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해답은 지난 23일 진행된 ‘강철비2’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얻을 수 있었다. ‘강철비’시리즈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이 시리즈는 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 그 시뮬레이션을 보여드린 거다”며 “ '강철비2'는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 절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전편의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작에서는 전쟁과 남북의 핵무장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영화에서는 평화체제, 그리고 북한 정권의 붕괴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다. 1편은 2017년 대한민국에 모든 선택권이 주어지는 시뮬레이션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다. 우리가 나라를 분단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화체제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에 남과 북의 입장이 바뀌어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미로 전작에서 북이 정우성이었고 남이 곽도원이었다면 이번엔 진영을 바꿔 상호보완적인 속편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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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의도대로 전편 북한의 요원 역의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남한의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던 곽도원이 북의 쿠데타 주동자인 호위총국장으로 진영이 바뀌었다. 


정우성은 어렵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북의 쿠데타로 북한 핵잠수함에 감금된 후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 위원장 조선사(유연석 분)와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 분) 사이에서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강단 있게 중재하며 임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했다.
시사회 후 정우성은 “영화를 두 번째 봤는데 감정이 너무 치고 올라와서 머리가 멍한 상태"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했다고 생각한다. 빨리 이 불행이 새로운 희망으로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소시민으로서 바람이 크게 드는 영화인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곽도원은 쿠데타를 일으켜 남북미 정상을 북 핵잠수함에 억류하는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로 분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그는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감독님이 참 고생이 많으셨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과 촬영 전에 악역보다는 생각이 다른 캐릭터로 연기를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결로 가긴 했지만 묵직하게 균형을 잡는 역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강철비2’에 새롭게 합류한 유연석은 북의 젊은 최고 지도자인 조선사 역을 맡아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다정다감한 의사 정원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는 관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유연석은 “최근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많은 변화를 느끼실 것 같다. 나도 내 모습이 새롭다”고 속내를 밝힌 뒤 “북 위원장을 준비하면서 헤어스타일, 의상, 말투, 영어 등을 감독님과 상의해 준비했고, 실제 인물을 모사하며 연기하고 싶지 않아 나름의 해석을 더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끝으로 양 감독은 “늘 내 작품은 개봉 전 논란이 생기는데 징크스 이전에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9.11 사태 후 백서에 미국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의 시뮬레이션을 보여드리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연출했다. 특정한 시각보다는 시뮬레이션의 의미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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