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중기중앙회... ‘정관계 게이트’ 거론까지

KBIZ 중소기업중앙회 [뉴시스]
KBIZ 중소기업중앙회 [뉴시스]

 

[일요서울]제이에스티나의 (주식 불공정 거래, 금품 선거) 의혹, 홈앤쇼핑의 (사회공헌기금 비리, 채용 비리, 낙하산 인사) 의혹, 중소기업중앙회의 (고액 급여 지급, 부정채용) 의혹 등 언급된 의혹만 해도 수십여 가지. 연이은 검찰 수사와 구속 관련 소식으로 업계가 시끄럽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는 언제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회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중기중앙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제이에스티나와 홈앤쇼핑의 최대주주다. 그가 있는 곳은 언제나 ‘바람 잘 날 없다’는 일각의 지적을 외면하기에는 그간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진 듯하다.
 

[뉴시스]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기준:2020년 3월31일, 단위:주,%)[홈앤쇼핑‧제이에스티나 분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기준:2020년 3월31일, 단위:주,%)[홈앤쇼핑‧제이에스티나 분기보고서, 금융감독원]

- 연이은 검찰 수사와 구속 관련 소식으로 시끌...최대주주 겨냥 비판
- 김 회장 일가 주식 취득‧특혜 의혹...반박에도 논란과 의혹은 무성해



김기문 회장에게는 ‘중소기업의 대통령’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그만큼 업계에선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거론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LH와의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중소기업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대외적인 노력에도 한창이다. 여기에 노란우산 경영지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소기업‧소상공인이 스스로 경영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총, 비리‧부실경영 거론
동생은 1억 내고 보석


이런 가운데 김 회장 주변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 따른 질타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24일 열린 홈앤쇼핑 2020년 1차 임시주주총회에서만 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둘러싼 각종 비리와 부실경영 등을 거론했다. 당시 주총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무분별한 조직개편이나 사회공헌기금 비리 의혹에 대한 부실감사 등의 문제도 거론됐다. 또한 이사회의 성과급 지급 문제에 대한 비판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경영위원장이 대표이사 대행으로 1600만 원의 성과급을 추가로 챙긴 데 따른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제이에스티나도 각종 구설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김 회장의 동생이자 2대 주주인 김기석 전 제이에스티나 대표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악재를 공시하기 전 보유 주식을 대거 팔아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2월1일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총 34만6653주를 시간외매매와 장내거래 등으로 매도했다. 각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팔아치운 주식 총액은 약 3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김 전 대표는 ‘필요적 보석’ 사유에 따라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1억 원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김 전 대표의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과 함께 주거를 변경하거나 출국하려 할 때, 사흘 이상 여행을 할 때는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도록 했다.

김 회장 겨냥한 책임론
“논란의 중심 벗어나야”


이 같은 의혹과 논란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홈앤쇼핑의 대주주인 중기중앙회의 책임론을 지적했다. 하지만 김 회장이 몸담고 있는 중기중앙회의 상황도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은 모양새다. 현재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 소속 임원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면접 점수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를 기준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임원은 면접 채점표를 바꿔치기해 합격자에 포함해야 했던 응시자 대신 특정 예비후보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조사 결과 후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중기중앙회의 책임론은 곧 최대주주인 김기문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 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겪는 기업들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따른다. 반복되는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최대주주의 적극적인 의지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 역시 지난해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 당시 공약으로 홈앤쇼핑 상장을 내걸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회장 일가의 이익을 위한 상장 추진이라는 비판이었다. 더불어 김 회장의 부인과 딸이 지분을 갖게 된 과정도 투명하지 않은데다가 설립 및 운영 과정에 깊숙하게 관여했던 인물들도 소액주주 명단에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확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향후 검찰 수사를 의식해 검찰 인사를 적극매수하고 있고, 수사가 이뤄질 경우 정관재계 로비게이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후문이 무성히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홈앤쇼핑 측은 합법적인 주식취득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 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이에스티나 법인이 홈앤쇼핑 주식을 취득한 것은 중소기업TV홈쇼핑 컨소시엄추진단의 중소기업 주주 참여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반박이다. 그러면서 중기중앙회가 출자액 한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일부 중소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김 회장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에 대한 외부 시선은 곱지 않은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의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지키기 위해선 그간 제기돼 온 논란과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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