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유력 대선주자임에도 그동안 사법적 족쇄에 묶여 맘껏 몸을 펼치지 못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족쇄에서 풀려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이 지사는 최근 대법원에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이후 지지율도 상승하면서 대권 행보에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부동산 정책,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거침 없는 소신을 밝히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자신의 대권 행보를 뒷받침할 전위부대 띄우기 작업에도 돌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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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오른 이재명 친문·비문쌍무지개 참모진 면면은...
- ‘친이재명계주축 민주당 안팎 전방위적 세 확대 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권 행보를 가로막고 있던 두 개의 최대 장애물 가운데 한 가지는 이제 해결이 됐다. 정치 생명까지도 위협하던 대법원 판결은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는 비문(비문재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 남았다.

이 지사는 비주류’ ‘비문의 정치 행보를 걸어왔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세력 기반이 약하다. 대권을 잡으려면 이제부터 여의도 안팎에서 전방위적으로 세력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사는 전방위적인 세력 확장을 위해 비문은 물론이고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친문까지 모두 아우르는 쌍무지개사단을 띄우고 지방 인재, 전문가 집단 등까지 가세시킨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전위부대 만들기에 착수했다.

독자적인 열성 팬덤 든든한 버팀목, 정통사 접촉

우선 이 지사가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열성 팬덤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이 지사 지지 모임인 손가락혁명군은 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 지사는 열성 팬덤을 확대하기 위해 정동영 전 의원의 지지 그룹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사) 세력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동영계로 활동했으며 정통사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 지사가 기사회생하고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사는 기존 이재명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세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이낙연 의원에게 쏠려 있던 민주당 의원들의 관심이 이 지사에게까지 분산되는 분위기다. ‘친문 적자대선후보를 내세우고 있지 못한 친문과 중립적 입장인 비문 의원들은 일정 기간 관망한 후 이 지사와 이낙연 의원 중 한 사람, 또는 제3의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개최한 행사에는 여권의 많은 인사들이 몰리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육성방안 경기도 정책토론회에 참석했으며 행사장에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만 약 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재명계 인사들 외에도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권칠승·백혜련·고영인· 김남국·이수진(서울 동작을양정숙·이용우·한준호·이동주·홍기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원내 친이재명핵심4인방 주축, 친문까지 세력확대

민주당 내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지사의 세력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이재명계로는 4명의 의원이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오른 정성호(4, 경기 양주)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진(재선, 경기 수원병) 의원이 있다. 또 김병욱(재선, 경기 성남분당을), 이규민(초선, 경기 안성) 의원 등도 핵심 이재명계로 꼽힌다.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이재명 캠프의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아 활동했다. 정성호 의원은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 직후 사필귀정, 고생많았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이 지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소재·부품·장비 육성방안 경기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이 지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영진·김병욱 의원도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했다. 김영진 의원의 경우는 지난해 5월 이 지사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지사를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돌리기도 했다. 이규민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임종성(재선, 경기 광주을김한정(재선, 경기 남양주을김경협(3, 경기 부천시갑) 의원도 이 지사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임 의원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선거와 도지사 선거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정 의원은 이 지사 재판의 핵심 쟁점이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문제와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경협 의원은 경기도지사 인수위 교통대책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원외에서는 이종걸·유승희·제윤경 전 의원 등이 친이재명계로 꼽힌다. 제윤경 전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대변인을 맡았었다. 유승희 전 의원은 이 지사 구명을 위해 지난해 10월 국제의원연맹(IPU) 총회에 참석해 각국 의원들로부터 탄원서에 서명을 받기도 했다.

선거정책전문가등 각계 전문가로 참모진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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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는 민주당 밖에서도 각계 전문가 영입에 속도를 내며 인재풀을 넓혀 가고 있다.

우선 이 지사는 경기도 참모진을 전면 보강했다. ‘정책 이슈에서 강점을 보이며 이슈를 선도해 가고 있는 이 지사는 최근 정책수석의 명칭을 정책공약수석으로 바꾸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1기 의장 출신인 김재용 전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을 임명했다. 선거정책전문가인 김재용 수석은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일본 게이오대학 석사, 한신대 정책학 박사다. 또 한국매니페스토정책연구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재용 수석은 한 언론을 통해 이 지사가 민감하고 폭발성 있는 정책을 많이 다루면서 민심이 뭘 원하는지 느끼고 있는 것 같다국민이 원하는 부분들이 있으면 경기도를 넘어 국가 어젠다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월 경기도에 AI산업전략관도 새로 만들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덕 전 삼성디스플레이 경영혁신그룹장을 앉혔다. 또 지난 8일에는 경기도 대변인에 김홍국 전 tbs 보도국장을 영입해 대언론소통도 강화했다. 김 대변인은 문화일보 기자, 뷰스앤뉴스 경제부장, tbs 보도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진대 객원교수, 정치평론가 등으로도 활동했다.

이 지사는 지난 5월에는 친문을 공략하기 위해 부산 친문이재강 전 부산시당 비전위원장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임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강위원 더불어광주연구원장을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에 임명했다. 강 원장은 한총련 5기 의장 출신이자 광주 지역활동가다. 이 지사가 이처럼 다른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인사들까지 영입해 정책과 공보라인을 강화한 것은 대선 레이스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경기도를 떠났던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17·18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문학진 평택항만공사 사장, 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 대변인 출신 송경희 경기콘텐츠 진흥원장, 문재인 캠프 법률특보를 지낸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 김기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등도 우군이다.

박원순계’ ‘김부겸계도 잠재적 우군

이와 함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일부가 친이재명계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 박홍근·남인순·기동민·천준호·김원이·진성준·허영·윤준병·민병덕 등 17명이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이 지사가 이낙연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김부겸 전 의원과 연대할 경우 김 전 의원 그룹도 우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일 안동 민주당 경북도당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 지사와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고,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을 철저하게 잘 관리해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누구하고도 만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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