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방역소독 차량. [사진=파주시 제공]
말라리아 방역소독 차량. [사진=파주시 제공]

[일요서울] 경기 파주시에서 올해도 벌써 31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접경지역 남북공동방역 재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역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파주에서는 지난달 중순 포집된 얼룩날개류 모기에서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된 바 있다.

26일 파주시에 따르면 파주지역 말라리아 환자는 2018년 71명, 2019년 86명이 발생하는 등 매년 적지 않은 시민이 말라리아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는 현재까지 31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한 상태다.

그동안 파주지역에서는 북한과 가깝고 인구밀도가 높은 문산읍 등 파주 북부에서 주로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늘어난 운정신도시 지역에서도 꾸준하게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문산읍 말라리아 환자는 24명, 운정1·2·3동 환자는 15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문산읍 29명, 운정1·2·3동 22명으로 나란히 증가해 지리적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국내 말라리아는 북한에서 내려오는 모기의 영향이 커 남북공동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경지역 지자체들이 아무리 방제작업을 해도 북한에서 방제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모기가 계속 남하하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장은 경기도 등 접경지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말라리아 모기 남북공동방역이 실시된 지난 2008년 경기지역 말라리아 환자가 전년 대비 50%이상 감소하면서 어느 정도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약품지원이나 현장방역지원이 남북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지난해 3월 개성공단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진 것을 끝으로 추가적인 공동방역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시도 24개 민간위탁 방역반을 통해 매일 방역활동을 펼치고 최근에는 습지 등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까지 방역이 가능한 드론까지 도입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말라리아 퇴치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가장 많은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한 곳은 문산읍으로, 현재까지 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모기 유충 1마리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성충 500마리를 구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드론을 이용해 습지나 수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 상태”라며 “남북공동방역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방역작업을 계속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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