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국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1차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0.07.29. [뉴시스]
김태년 국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1차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0.07.29. [뉴시스]

 

[일요서울]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3법을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가 시작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후 4시 열린 국회 운영위는 개의를 하기 전부터 여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일방적으로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미래통합당 측에서 "사전협의 없이 회의 소집하는데 항의도 못하냐"고 소리쳤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개의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회 운영위는 국회 운영 전반의 룰(규칙)을 정하고 규칙을 정하는 위원회"라며 "운영위는 상임위가 아니라 겸임위다. (겸임위이기 때문에) 상임위 운영에 가장 중심을 두는 게 오랜 관례이고 전통"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곽상도 의원은 교육위를 하다가 운영위에 오고, 저 역시도 환노위를 하다가 왔다"며 "겸임위는 상임위가 완료된 후에 해야지 공수처 후속 법안 3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운영위 강행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은 운영위 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위원회를 우선 산회 시키고, 내일이나 모레 다시 한번 상임위가 다 끝나고 겸임 상임위가 정상 운영이 되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7월 임시국회 자체가 7월 셋째 주에 진행되면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상임위원회 활동으로 반쪽이 됐다"며 "7월 초에 정상 개회됐으면 충분히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김 수석은 "그러나 기재위, 국토위, 행안위에서 봤듯이 (통합당이) 내용이나 토론을 충분히 할 시간들을 의도적으로 늦게 의사일정을 잡고 해나감으로 인해서 물리적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수석은 "의사결정을 못 할 정도로 합의해주지 않으면서 왜 하지 못했냐고 하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공수처법은 7월15일까지 추천위를 구성하고 실행해야함에도 그 법자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 3법은 규칙이다. 한마디로 인사청문회를 법사위에서 한다, 공수처장은 법사위 소관으로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라며 "여야 간 쟁점이 없는 사안이라 봤기 때문에 전체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해도 문제가 없어서 의사일정을 정했다. 결정하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 예정대로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운영위 속행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위원장인 김태년 원내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두 명만 하자. 발언만 하고 있을 순 없다"고 말하자 장내는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통합당 의원들은 "일방적으로 했으면 의사진행 발언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또 양측은 통합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문구'를 가지고도 맞섰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문재인의 독재폭정, 민주당의 의회독재', '합의원칙 팽개친 반민주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각자 자리에 있는 노트북 정면에 붙였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 컴퓨터 앞에 보기가 거북스럽다"며 "국회법 108조 의하면 회의진행을 방해하는 물건은 금지된다. 여기가 국회 앞 1인 시위를 하는 곳도 아니고 다선의원들이 하는 건 좀 불편해 보인다. 떼고하는 것은 어떨까 검토해보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대출 통합당 의원은 "국회는 민주적,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민주당은 효율적으로 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다"며 "저희들 앞에 (문구를) 붙이는 거 가지고 문제를 삼는데, 민주당이 먼저한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보고 '내로남불 정권'이라고 한다. 내로남불은 끝이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체토론'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이양수 통합당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초선의원들은 대체토론이 뭔지 몰라"라고 비꼬는 듯 발언하면서 장내 소란이 벌어졌다.


민주당 측은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 의원을 향해 "사과하라", "발언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이 의원은 다시 "대체토론하면 제가 사과할게요"라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격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양수 의원의 '초선의원' 발언을 두고 몇 차례 기싸움을 벌였지만, 이성만 민주당 의원과 이양수 통합당 의원이 서로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됐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제 기재위, 국토위, 행안위에서 단 몇 시간 만에 법안이 상정, 의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표는 "원칙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원하는 날짜에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심각한 유감이다. 운영위는 이와 같은 운영이 되지 않도록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 후 공수처 후속 3법 상정 전에 전원 퇴장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