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수
장덕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월 30일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자문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이 당에 변화를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답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국민들의 신뢰를 찾아서 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미래를 맡겨도 괜찮다는 확신 주려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하기 위해 주어진 책무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앞뒤 이야기를 보면,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는, 출범 후 뭐 하나 뚜렷한 성과물을 내놓은 것이 없는 비대위에 대한 비판에 대해 설명, 반박한 것으로 이해된다. 김종인 위원장은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지만, 만사 다 때가 있다. 논에 물을 채워야 할 때가 있고 빼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정치는 시시각각 타이밍에 맞춰 대응하지 않으면 존재감이 사라진다. '제삿날 기다리다가 사흘 굶은 거지 죽는다'는 말처럼 미래의 '신뢰받는 당' 만들겠다고 당장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당은 사라진다. 

정치와 당은 물과 물고기처럼 국민 속에서 국민과 호흡하고 교감하며 성장한다. 지금 당과 소속 정치인이 '공감 정치'를 해야만 국민의 신뢰도 받고 미래의 대안권력정당으로 선택될 수 있다. 지금 김종인 위원장과 통합당은 당장 정치를 해야 한다. 1년 반 후에 있을 대선공약은 여의도 연구원이나 별도의 정책팀에 맡겨 놓아야 한다. 직면한 현안에서부터 국민과 공감하고,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곡식은 농부 발소리 듣고 자란다.

그렇다면 김종인 위원장과 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래서 돌아 선 국민이 다시 잡을 수 있는 오늘의 정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김종인 위원장이 '100% 상향식 공천과 비대위 공천권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원과 유권자가 참여하는 개방형 예비경선제(open primary)를 골자로 한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 후보자 선출 방침을 천명해야 한다.

또한 후보자 역시 당내에 국한하지 말고 반(反) 문재인 정권 연대 전선에 동의하는 세력권 모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이 입법. 사법. 행정. 선관위 심지어 NGO까지 장악한 거대 여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실제 오픈프라이머리는 탄생부터 반 기득권, 반부패, 반 민주 보스 중심 정치의 권력, 공천권을 당원과 유권자에게 되돌리기 위해 시작됐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침체된 당세를 확장하고 당내 기득권세력에 독점되어 있는 공천권을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부여할 수 있다. 또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정당을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프랑스 사회당은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선후보를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 3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면서 성공,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를 당선시켰다. 영국 보수당은 2010년 총선후보를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 47.1%를 획득해 집권당이 되었으며 2015년 총선에서도 대승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대만 등 외국에서도 100%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를 선택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여론조사로는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의중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다. 실제 조사 수도 극히 적을 뿐만 아니라 해당 정당의 지지가 불확실한 응답이 많아 실세 경선참여인단 또는 현장투표처럼 실제 본 선거 투표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우리처럼 SNS가 일반화된 경우, 몇 차례 선거에서 후보자 여론조사를 통한 선출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조직적인 응답 조작이 쉽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년 재.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많은 예비후보들이 선거준비에 뛰어들었다. '생각 없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통합당 김용태 전 의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무소속으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홍정욱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종인 위원장은 2016년 20대와 2020년 21대  총선 패배 원인 모두 공천 개판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대는 김무성 전 대표와 친박세력 간의 갈등, 21대는 황교안. 한선교 전 대표, 김형오·공병호 공관위원장의 무원칙한 공천과 무지함으로 대패했다. 2011년 4월 재·보선 그리고 2022년 대선 승리를 위한 유일한 비법은 김종인 위원장이 완전한 100% 상향식 공천과 100% 오픈프라이머리를 선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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