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일본계 기업’ 구설까지

[OK저축은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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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OK저축은행이 또다시 일본계 기업 논란으로 시끄럽다. 그간 OK저축은행은 회사를 대표하는 캐릭터 ‘읏맨’이 등장하는 광고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이미 수차례 일본계 기업이라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사측은 국내기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국내 시장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에 나서왔다. 하지만 최근 OK저축은행이 오너 소유의 일본법인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론의 신경은 또 한 번 날카로워진 모양새다. 
 

[OK저축은행 홈페이지]

- OK저축은행, 오너 소유 일본법인 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 수차례 일본계 기업 논란...정상적인 매각 절차 “토종 한국 기업”


OK금융그룹은 1999년 소비자금융업을 기반으로 출범했다. 이후 2019년 기준 저축은행, 캐피탈, 소비자금융 전문회사 및 중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글로벌 영역확장을 지속 중인 상황이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 2위 기업으로 통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의 입지도 공고히 했다.

하지만 출범 당시부터 OK저축은행은 수차례 일본계 기업이라는 구설에 올랐던 바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에 인수됐던 데다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일본 출신 재일교포 3세라는 이유도 힘을 실었다. 최 회장은 러시앤캐시를 한국계 기업이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일본계 이미지를 떨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이 일본에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J&K캐피탈이 러시앤캐시의 모태 격인 일본계 대부업체 A&O를 사들이면서 일본계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보다 확고해 진 듯 했다.

J&K캐피탈 자회사에
채권 헐값 처분 의혹


이 같은 논란은 최근 OK저축 은행이 예스캐피탈에 대출채권을 헐값 처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한 번 재조명됐다. 예스캐피탈은 최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J&K캐피탈의 자회사다. 예스캐피탈은 현재 한국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만 일본 회사인 J&K캐피탈이 경영적 판단에 따라 회사 자금을 일본으로 빼 갈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에서 의혹이 시작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 기업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해 온 기업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예스캐피탈대부에 부실화한 4건의 대출채권을 878억 6414만 원에 매각했다. 이들 대출채권의 원금 총액은 3276억 5511만 원으로, 이는 원금 대비 2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예스캐피탈대부에 지나치게 적은 금액에 대출채권을 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출채권 액수보다 더 주목받은 점은 2019년 OK저축은행의 대출채권 7건 가운데 4곳이 예스캐피탈로 넘어갔고, 2018년에는 4건의 대출채권 전부 예스캐피탈이 인수했다는 점이다. 해당 매체는 보도를 통해 OK저축은행의 경우 매각처가 예스캐피탈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수의계약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경쟁입찰을 통해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헐값에 넘긴 점은 ‘일감 몰아주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 제기했다.

“정상적 거래방식”
국부유출 의혹 부정


OK저축은행 측은 2개 이상의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 아래 정상적으로 매각이 진행됐으며, 금융당국에서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는 만큼 대출채권을 헐값에 매각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수의계약이 정상적인 거래방식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일본으로 대출채권이 빠져나간다는 내용과 국부유출 의혹도 명백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상황이다.

한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일본 나고야에서 출생한 재일교포 3세로, OK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내고 현재는 OK금융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나고야에서 한국식 불고기를 판매하는 한식당 ‘신라관’을 열며 사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당시 일본 전역에 매장을 60여개까지 확장하는 등 대성공을 거둔 최 회장은 다소 생소했던 대부업에 뛰어들었다. 1999년 한국에서 대부업체 ‘원캐싱’을 출범하면서 금융사업에 진출한 최 회장은 2004년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러시앤캐시의 성공 후 최 회장은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규모를 키웠고, 창립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그룹명을 ‘Original Korean’의 앞글자를 딴 ‘OK금융그룹’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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