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합작법인 설립… 시너지 강화·북중미 물류시장 진출

[동국제강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동남아ㆍ북중미 법인 설립으로 물류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시장에 진출한 동국제강에 대해 알아본다.

그룹 소속 해외법인 13개사… 봉형강, 후판 및 냉연강판 제조‧판매

삼자물류 활성화·포워딩 강화 추진… 동남아 지역 네트워크 구축

동국제강의 모태는 1929년 창업자 장경호 회장이 부산에서 세운 ‘대궁양행’이다. 당시 가마니 장사를 하던 ‘대궁상회’는 1935년 가정용 등잔과 호롱을 판매하며 철물상을 하는 ‘남선물산’으로, 1949년 철못과 철선을 생산하는 ‘조선선재’로 발전했다. 이후 1954년 장 회장은 한국전쟁 후 철 제품 수요가 증가하자 철강공인인 동국제강을 서울 당산동에 설립했다. 창립 이후 동국제강은 철강 한 분야만 매진하며 철강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철강 업계 위기에도 상승세
브라질 진출, ‘3대 걸친 꿈’

2020년 3월31일 기준으로 동국제강 계열회사는 동국제강을 포함해 현재 25개의 계열회사로 구성됐으며 주요 사업은 봉형강, 후판 및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 등이다. 현재 동국제강 그룹에 속한 국내법인은 12개사, 해외법인은 13개사다.

현재 전 세계에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철강업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경기 부양책 발표 등 철강재 수요에 대한 기대가 상승해 가격 등락 후 약세를 유지 중이고 사회 재고는 소폭 감소했으나, 동국제강은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철강재 수요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2016년은 동국제강이 3대에 걸친 꿈이 이루어진 해다. 브라질 CSP 프로젝트(연간 슬래브 300만 톤 생산 제철소)가 마무리되면서 그해 9월 Ramp-up 달성 이후 브라질 CSP에서 본격적인 상업생산이 시작됐다. 앞서 브라질 CSP 프로젝트는 동국제강이 창립 62년 만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고로(Blast furnace, 용광로) 제철소 기업으로 도약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주 뻬셍 산업단지의 CSP 제철소에서 용광로 화입식을 거행했다. 이는 동국제강이 브라질 쎄아라주 투자를 시작한 2005년 이후 11년 대장정의 화룡점정을 찍은 것으로, 2012년 7월 제철소 착공 후 약 4년에 걸친 그린필드 공사(Greenfield, 인프라에서 공장까지 건설)의 마무리다. CSP 제철소는 동국제강, 포스코, 발레(VALE)와 합작해 운영하는 고로 제철소로,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slab)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CSP는 고로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의 실현이며 2005년 브라질 쎄아라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에는 브라질 CSP제철소를 가동한 지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CSP는 2018년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며 매출 15억8900만 달러, 영업이익 1억6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가동 첫해 슬래브 생산량은 100만 톤으로 시작해 2018년 최대 생산치에 근접한 294만 톤(21.5% 증가)을 생산했다.

동남아‧북중미 법인 설립
3PL 등 물류 시장 공략

동국제강 계열 운송업체 ‘인터지스’는 2017년 2월 동남아시아에 첫 거점을 마련하며 해외 물류서비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렸다. 동국제강은 삼자물류(3PL) 활성화와 포워딩(운송에 관한 제반 업무를 대행하는 업무) 해외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 완료했다. 인터지스 베트남 법인은 동국제강 계열사 ‘유아이엘’이 운영하는 현지 공장에 포워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아이엘은 수도 하노이 인근 박닌성에서 스마트폰 기능버튼 유심칩 트레이, 스피커 고무덮개 등 모바일 부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인터지스는 유아이엘 물량의 통관, 육상 운송 등을 담당한다. 인터지스는 수익 증대를 위해 추가 거점 확보를 검토 중이다. 동남아시아 내 여러 지역이 연락사무소 설립 후보지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인터지스는 해상 및 항공물류의 특화 서비스 창출에 노력하고 베트남 법인을 발판으로 동남아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지스는 “일괄물류서비스 역량 강화 및 유통물류 진출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물류센터 확보 및 IT개발, 스마트화를 통해 유통물류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인터지스는 북중미 물류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포워딩 기업인 ‘팍트라인터내셔널’과 각각 50:50 지분을 투자해 미국 애틀란타와 멕시코 몬테레이에 각각 ‘INTERGIS USA Inc’, ‘Pactra International Mexico S de RL de CV’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인터지스는 미국 법인을 통해 운송, 창고관리 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국제 해상운송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 법인을 통해서는 동국제강 멕시코 법인 물량에 대한 내륙운송, 통관 대행, 배송 등 토탈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며 팍트라인터내셔널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3PL 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원우 인터지스 대표이사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멕시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사가 보유한 물류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강화하고 향후 미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로의 시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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