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이 텅 비어있다. 2020.04.21.[뉴시스]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이 텅 비어있다. 2020.04.21.[뉴시스]

 

[일요서울] 미래통합당이 오는 8월21일을 전후로 새로운 당명과 당색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기국회 전 대략적인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당명 변화를 시작으로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오겠다고 선언한 만큼, 대국민 공모 방식으로 의견을 취합했다. 설문에는 당명 후보들도 있었지만 통합당을 향한 국민들의 조언과 일침도 녹아있었다. 이번 변화가 단순한 문패 교체가 아니라 체질 개선의 첫 발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들이었다.

당명 변경으로 도약한 전례 참고…쇄신 의지 부각

미래통합당은 총선 이전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전략적으로 합당하면서 바꾼 당명이다. 당시 보수 통합의 의미를 담은 당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총선에 참패하고 지도부가 전면 교체되면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과거에도 통합당은 1997년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지만, 이회창 후보가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물론 당명 변경이 도약의 계기가 된 적도 있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교체됐다. 당시 홍보전문가 조동원 씨가 당명 개정 작업을 주도, 진보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던 붉은색으로 당색을 교체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2012년 19대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승리, 정권을 창출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당명 바꾸기 전략이 반드시 효과를 낸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당 안팎에 쇄신의 의지를 부각시키는 변곡점으로 기능할 수는 있다. 내부에서는 그간의 '꼰대' 이미지 탈피를 위해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과거 이미지를 벗지 않으면 좋은 이미지를 당과 결부시킬수 없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당색도 마찬가지로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한나라당의 파란색에서 자유한국당의 빨간색으로 극적인 변화를 꾀했던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그만큼의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새 당명 설문에 '자유·보수·민주'…직관성과 다양성 고려

그렇다면 새로운 당명과 당색으로는 어떤 후보들이 오르내리고 있을까. 우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명에 대해 '직관성'과 '다양성'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명은 '○○당'과 같은 형식의 명확하고 간결한 세 글자가 어떠냐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앞으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 다양성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또 쉽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이에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다만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발표를 3주 정도 남겨두고 통합당은 당명 개정과 관련, 당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한 설문조사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통합당 측은 "응답자 36.5%가 당원이고 63.4%가 비당원으로 일반 국민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연령별 비율 집계에서는 20대(21.6%), 30대(17.5%)의 젊은 층이 높은 참여율을 보였으며 50대(17.2%)와 60대(20%)도 많은 의견이 나왔다.

통합당은 "새로운 당명에 들어갈 키워드로는 자유, 보수, 국민, 민주, 미래, 희망, 한국 등이 언급됐다"며 "이번 응답 중에는 당명 개정과 쇄신에 대한 냉소, 비난, 조롱도 있었다. 하지만 참여 자체가 관심인 만큼 모든 의견은 당명 개정 과정에서 진지하게 참고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설문의 일부였던 '백년 가는 정당의 요건' 답변에는 "열 가지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당보다 세 가지 못하는 모습을 안 보여주는 정당", "생각은 달라도 능력이 뛰어나면 인정하는 태도" 등의 대답이 나왔다. '통합당에 바라는 점'에 대한 답변에는 "제발 말실수 하지 말라", "정제되고 세련된 방식으로 대여 투쟁에 나서달라", "최근 어젠다를 민주당이 선점하는데, 어젠다를 선점하라" 등의 조언이 포함됐다.

통합당은 이달 넷째주를 전후해 대외적으로 당명과 당색을 공개한 이후 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와 의원 연찬회를 연달아 열어 이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의 추인을 받는 것으로 단계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작업 초반부터 8월 말 당명과 당색 공개를 목표로 해왔다"며 "9월에 정기국회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그 전에 마무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보다는 조금 더 이른 일정으로 공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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