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 없는 인수, 동반 부실 초래할 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요구에 유감을 드러내며, 재실사의 필요성과 산업은행의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창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요구에 유감을 드러내며, 재실사의 필요성과 산업은행의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계약해제를 주장하는 금호산업과 재실사를 요구하는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간의 신경전이 뜨겁다. 

최근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재실사 제안을 전면 거부하고 인수의사를 밝히라며 거래 무산에 따른 책임을 HDC현산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6일 HDC현산은 인수계약 체결 이래 기업결합 신고, 인수자금 조달 등 8개월 간 인수 절차에 만전을 기해 왔음에도 매도인 측이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인수인에 돌리고 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위기는 금호산업의 부실경영과 계약 불이행 등으로 초래된 것이 명백하다며,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는 외면하고 책임 회피에만 애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HDC, 인수의사 확고히 밝혔다

HDC현산에 따르면 2500억 원의 비용을 계약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이미 의사를 충분히 밝혔고, 이후 십여 차례 이상 공문을 통해 인수의사를 전달했다. 경쟁국 기업결합심사 마무리와 인수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 회사채·ABL 발행 및 약 1조7600억 원 금융기관 대출과 연간 460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융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이에 대면 금호산업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진정성을 거론하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 것이라며, 2조5000억 원 규모의 대형 M&A에서 거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자료와 입장의 전달은 공식적인 문서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재실사 이후 인수조건 재협의 단계는 대면 협상이 자연스럽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실사기간 7주는 결코 길다고 할 수 없지만, 실사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국내 굴지의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그리고 해외의 항공전문 컨설팅회사를 총동원해 진행했으나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실사기간 내내 매우 제한적인 자료만을 제공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HDC현산 관계자는 “인수 과정 중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사상 최대 적자에도 120억 원에 달하는 연간 상표권 사용료 계약을 체결하고,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도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 부담을 전가했다”며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과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등 문제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거래종결 만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진정성을 담아 재실사에 조속히 응해줄 것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채권단에 거듭 요청한다며, 계약서 상 근거가 없는 이행보증금 추가납입 등 매도인(금호산업 등) 측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실사는 HDC현산의 혹시 모를 동반부실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채권단(산업은행 등)에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와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HDC현산은 A380 등 항공기재 도입과 관련 혹시라도 과거 금호산업 등이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을 전가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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