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의 묘미는 생일, 특별한 기념일 등 자신에게 의미 있는 숫자, 꿈에서 본 숫자 또는 나름의 분석으로 선택한 숫자를 골라 복권 추첨을 할 때마다 맞춰보는 것이다. 즉 자신이 선택한 번호가 입력된 복권을 구입하는 데 매력이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직접 번호를 선택할 경우 1등 당첨 확률은 얼마나 될까. 로또복권의 가격이 2천원이던 시기와 1천원으로 인하된 시기를 나누어 살펴보자. 로또복권이 2천원이던 1회차부터 지난 87회차까지의 1등 당첨자 중 자동번호를 선택한 사람은 44%. 반면 자신이 직접 번호를 기입한 사람은 56%로 ‘수동번호’의 경우가 당첨확률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한 로또전문가는 “로또복권이 2천원이던 시기에는 매회 복권 게임 수가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적었다. 이 경우 수동번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출현 빈도가 높은 숫자가 나타나는 등 특정한 통계적 범위 내에서 당첨숫자가 나오기도 해 수동번호의 당첨확률이 높았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로또복권이 1천원으로 인하된 88회차부터 통계를 분석해 보면 커다란 변화가 발견된다. 이 기간의 총 1등 당첨자 46명 중 32명(76%)이 자동번호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 수동번호를 선택한 1등 당첨자(24%)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로또복권이 2천원이던 시기의 자동선택과 수동선택의 당첨 비율이 크게 역전된 셈이다. 과연 이 같은 변화는 일시적인 것일까.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복권 가격이 인하돼 사람들이 종전과 동일한 금액으로 2배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가능한 게임 수가 늘어났기 때문인지 자동번호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진 상태” 라면서 “최근 난이도가 높은 숫자조합이 당첨번호에 자주 오른 것도 자동번호를 선호하게 하는 한 요인인 것 같다” 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앞으로도 자동번호를 선택한 이들 가운데서 당첨자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망.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로또마니아들은 아직도 수동선택 번호를 선호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황 모씨(30)는 “당첨이 안되더라도 내 나름의 분석으로 번호를 고르는 맛이 있고 또 당첨 숫자 일부라도 맞히면 묘한 쾌감도 있다” 고 말했다.자동번호냐 수동번호냐. 최근의 변화를 감지한 로또 구매자들에겐 새로운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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