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제동거리 1.8배 늘어…장마철 타이어 ‘교체’ 앞당겨야 

여름철 장마와 휴가가 겹치면서 안전을 위한 타이어 점검이 필수로 떠오른다. [이창환 기자]
여름철 장마와 휴가가 겹치면서 안전을 위한 타이어 점검이 필수로 떠오른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운전자들에게는 차량 관리가 쉽지 않은 시절이 왔다는 의미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평상시 와이퍼나 타이어 점검을 해둔 상태가 아니라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반대로 비가 잠시 그칠 때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또 다른 타이어 문제나 냉각수 관련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등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를 이용한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 여행에 앞서 사전점검은 필수다. 비상시 대응 요령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비를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름철 안전한 자동차 이용을 위해 운전자들의 운행 전 점검과 주의가 요구된다.

뜨거운 여름, 자동차 엔진 ‘오버히트’…“냉각수를 지켜라”
와이퍼, 스스로 교체시기 알려주는 자동차의 또 다른 ‘눈’

 

최근 도로교통공단은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통해 비 오는 날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맑은 날 교통사고에 비해 37.5%나 높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다.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가 맑은 날은 평균 1.6명에 머물지만 비 오는 날은 2.2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빗길 사고 총 1만4377건 가운데 사망자 수는 244명으로 치사율은 1.7%에 달했다. 이는 2017년 2.5%와 2018년 2.4%에 이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맑은 날 사고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특히 우천 시 안전과 가장 직결되는 것은 타이어의 상태로, 빗길에는 평소 다니는 길이라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빗길 운전에서 자동차의 평균 제동거리는 맑은 날 대비 최대 1.8배까지도 길어질 수 있으므로 타이어 점검 및 이를 고려한 선택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운전자 부주의 및 과속이 차지하고 있으나 우천 시 교통사고 원인은 운전자의 부주의나 과속 외에 도로 상태 및 타이어 마모 정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마모 정도에 따라 제동거리가 1.5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타이어 교체시기를 앞당기고 빗길 접지력과 제동력이 높은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도 빗길 사고 예방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안전거리 확보 및 타이어 ‘점검’

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타이어를 고를 때는 젖은 노면 제동력과 접지력 성능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일부 제품들은 빗길 테스트에서 제동 성능을 검증받기도 했고, 일부는 마모 성능과 빗길 컨트롤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운전자들은 운행 용도와 도로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와 휴가철을 맞아 타이어교체 주기보다 3~4개월 앞당겨 교체하는 것도 안전운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통안전공단은 최고속도 대비 20% 이상 감속 운행하라고 조언했다.  

타이어는 공기압도 잘 관리해야한다. 타이어 업계 정비사는 “일부에서 여름철 타이어 팽창을 이유로 공기압을 낮추라고 권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라며 “뜨거운 노면과의 마찰에 의한 스탠딩웨이브(마찰열에 따른 주름 현상)를 방지하고 제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기주입 시 적정공기압 보다 10% 추가주입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냉각수는 엔진의 오버히트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동액 비중을 맞추고 용량은 적정량 이상을 유지한다. [이창환 기자]
자동차 냉각수는 엔진의 오버히트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동액 비중을 맞추고 용량은 적정량 이상을 유지한다. [이창환 기자]

냉각수, “엔진을 지켜라”

여름철 자동차 관리에서 타이어만큼 중요한 것이 냉각수 관리다. 이는 과열된 엔진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므로 여름철 더욱 민감하게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비상시에 냉각수가 부족하지 않도록 평상시 적정량을 조금 초과해서 채우는 것도 여름철 안전 운행 대비책의 하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여름철 냉각수 관리는 엔진을 관리만큼 중요한 것으로 
냉각수에는 적정비율로 부동액이 포함돼 있는데 비상시 물로 채우면 부품 부식이나 저장 탱크 균열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부동액의 비중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냉각수는 적정량을 조금 넘어서도 차에 무리가 없으므로 비상시를 대비해 조금 더 채우고 다녀도 괜찮다”며 ”다만 양이 충분해도 오래되면 부유물 등이 발생하면서 냉각시스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색의 혼탁 정도를 따져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엔진 오일도 부족하면 엔진이 동작하는데 무리를 일으켜 오버히트(엔진과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엔진오일은 냉각수와 달리 적정량을 넘어서게 채우면 오히려 엔진이 정상 작동을 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용량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상 운행 중 냉각수가 부족하다면 서비스센터 등에서 보충하는 것만으로도 급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냉각수 외에 엔진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엔진 오일의 점검도 필수 항목이다.

빗 길 시야 확보 책임자 ‘와이퍼’ 

와이퍼를 사용하면서 흔하게 하는 실수가 교체해야 할 때는 몰라 그 시기를 놓치는 것이다. 평상시라면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일이지만, 우천 시 주행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모가 심한 와이퍼 블레이드는 아무리 동작을 빠르게 하더라도 앞 유리를 깨끗하게 닦을 수 없어 운전자의 시야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 

자동차 정비 전문가 A씨는 “와이퍼 교체 시기는 와이퍼가 알려준다”며 “와이퍼 작동 시 블레이드의 고무와 앞 유리의 마찰음이 발생하면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마찰음이 없더라도 와이퍼가 지나간 자리에 빗물이 남아 줄이 생긴다면 교체하라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와이퍼는 빗물 자국으로 시각적, 마찰음으로 청각적으로 교체시기를 알려준다.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 앞유리 발수코팅으로 와이퍼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발수코팅제가 고르지 않게 분포돼 와이퍼의 수명이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A씨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는 잘 관리하면 편리한 수단이지만, 조금만 소홀하면 위험한, 도로위의 흉기가 될 수 있으므로 자동차의 안전관리는 과하다고 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하고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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