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북한이 최근 장마로 인한 폭우로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의 피해를 겪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는 가운데, 정작 정부가 거꾸로 대응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바로 120억 원 규모의 대북지원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 황강댐의 무단 방류가 문제화됐다. 임진강 홍수를 조절하는 군남댐은 최근 집중 호우 속 北 황강댐 방류 등으로 13개 수문을 전면 개방하기도 했는데, 접경지역 주민들은 이날 462가구 980명이 회관 및 정부 지역기관 등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피해 현장 방문'차 경기 연천 군남댐 일대에 도착해 "북측에서 황강댐 방류 사실을 우리에게 미리 알려주면 군남댐 수량 관리에 큰 도움이 될 텐데 아쉽게도 현재 그게 안되고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면서 "과거에 그렇게 하도록 남북 간 합의가 있었는데 현재 그 합의가 실질적으로 제대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방문한 '군남댐'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길래 지역 주민들이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된 것일까.
통일부에 따르면 '군남댐'으로 불리는 '군남홍수조절지'는 지난 2006년 총 378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난 2006년 착공됐다. 높이 26m, 길이 658m, 총 저수용량은 7천만 톤에 달한다. 당초 2011년 8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14개월 빠른 2010년 6월30일 완공돼 7월1일부터 운영됐다. '군남댐'의 근원은 완공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지난 2003년 5월과 2005년 7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통해 그해 수해방지 목적으로 북한의 북한강 임남댐(금강산댐)과 임진강에 소재한 댐의 방류 계획을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해 합의를 도출해냈지만, 이는 제도화되지 못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1년 이후 총 10차례의 댐 방류를 시행했고 그중 사전통보된 것은 두 번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무단방류로 인해 임진강 남측 유역의 홍수피해가 다수 발생했고, 심지어 임진강 유역에서는 북한의 방류로 인한 '北 목함지뢰' 때문에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그러다 지난 2009년 9월, 북한의 무단방류로 우리 측 주민 6명의 사망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1년 이후 총 10차례의 댐 방류를 시행했고 그중 사전통보된 것은 두 번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무단방류로 인해 임진강 남측 유역의 홍수피해가 다수 발생했고, 심지어 임진강 유역에서는 북한의 방류로 인한 '北 목함지뢰' 때문에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그러다 지난 2009년 9월, 북한의 무단방류로 우리 측 주민 6명의 사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북한이 댐을 무단 방류하면서 접경지역 인근 주민들이 위기에 처했는데, 정작 정부는 이날 1000만 달러(120억 원) 규모의 대북 지원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통일부장관으로 임명된 이인영 장관은 지난 6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을 열어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유아 및 여성 지원사업에 무려 1000만 달러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 장관은 다음날인 지난 7일 군남댐 일대 현장을 방문해 "최근 일방적인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북 간에 정치군사적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인도적 분야와 남북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있어서는 남북 간에 최소한 소통이 즉시 재개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어떠한 연락 통로도 좋고 방송 등을 통해서도 좋은데, 큰 규모에서 방류 조치를 취할 때는 사전 통보 등 남북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전날 교추협 협의 결과를 보류 혹은 취소한다는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즉, 북한의 무단 방류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위기에 처해도 대북지원은 취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질타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물폭탄을 쏟아부어도 이 정권의 어처구니없는 '북한 짝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며 "대통령과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북한 주민을 먼저 걱정하시니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고 장관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임진강 상류 황강댐 무단방류로 연천·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그런데 이 정부는 오히려 역대급 물난리를 겪은 이 시국에 어처구니없게도 120억원의 대북지원을 의결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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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형 기자
chamsae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