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배수작업이 이뤄지면서 침수된 차량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2020.08.09. [뉴시스]
9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배수작업이 이뤄지면서 침수된 차량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2020.08.09. [뉴시스]

[일요서울] "어디서부터 손대야지 할지 막막합니다"

기록적 폭우에 직격탄을 맞은 광주 북구 신안동 모 아파트. 9일 오전 이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 배수 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었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에는 물폭탄을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 100여 대가 침수돼 있다.

배수기 10여 대와 소방 배수차량이 쉴 틈 없이 가동 중이었지만, 흘러든 빗물은 주민들의 마음처럼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배수 작업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특히 흘러든 토사로 뒤덮인 차체가 드러날 때면 차량 소유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주민은 "어제 방송을 듣자마자 주차장으로 갔는데 이미 차량이 물에 잠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상황을 눈으로 직접 보니 매우 속상하다"며 눈물지었다.

아파트 한쪽에서는 주민 대표가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침수 차량 목록을 집계하고 있었다.

전날 침수 여파로 이 아파트의 수도도 끊겼다. 이 때문에 아파트 단지 한 켠에 간이화장실이 마련됐다. 주민들은 굳은 표정으로 간이화장실을 드나들며 얼굴을 찌푸렸다.

식료품 마련 등 일상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가 끊겨 17층 높이의 아파트를 승강기 없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수병과 라면 등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주민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했다.

현재 이 아파트에는 간이 전기시설을 통한 최소한의 전력만 공급되고 있다.

한 입주민은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하다"며 긴 한 숨을 내쉬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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